대통령 난색인 행정통합…여야 단체장 온도차

2026-06-11 13:00:04 게재

여당 박수현·허태정, 대통령 발언 이후 숨고르기

야당 이철우·추경호, 2028년 TK행정통합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지방선거까지 불가능하다던 행정통합에 대해 여야 시·도지사 당선인이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지방선거 이전까지 적극적인 추진을 약속했던 여당 소속 대전·충남 시·도지사 당선인은 ‘신중 모드’로 바뀐 반면 야당인 대구·경북(TK) 당선인은 구체적 시점까지 제시하며 속도전에 나서 대조를 이뤘다.

11일 대구·경북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다음 지방선거까지 행정통합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이재명 대통령 발언 이후 행정통합에 대한 여야 시·도지사 당선인 입장이 확연히 달라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취임 1주기 기자회견에서 “이미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 다 있는데 ‘중간에 시의원 도의원 다 그만둬’ 할 수 있겠느냐. 아마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 이후 6.3 지방선거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던 대전·충남 행정통합 조기 추진이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이전까지 적극 추진을 강조했던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은 이 대통령 발언 이후 “전문가들의 토론과 준비 과정을 거쳐 다시 한번 다듬어 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인수위원회에 행정통합을 다룰 분과도 빠졌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대전·충남 통합을 비롯해 충북까지 포함한 행정통합을 주장했다. 허 당선인은 “통합협의체와 로드맵을 만든 뒤 충분한 공감대를 거쳐 주민투표로 찬반을 묻겠다”고 여론 수렴 절차를 강조했다.

반면 야당 당선인은 이 대통령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인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정부와 여당은 선거 때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행정통합은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공식적으로 찬성한 사안으로 일부 반대와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전체 흐름을 멈춰 세워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오는 2028년 총선 때 임기를 2년으로 하는 대구경북특별시장을 선출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기초의원 임기를 2030년까지 보장한 방안도 제시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경북과 공동으로 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흔들림 없는 이행을 강조했다.

하지만 두 당선인 의지와 달리 해결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지난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던 특별법안을 다시 손봐야 한다. 새로운 법안에는 단축된 단체장 임기와 지방의원 임기를 구분해 명시해야 한다. 또 주민 동의 절차와 함께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행정통합을 이뤄낸 전남광주특별시 안착이 중요하다. 전남광주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뽑았지만 주청사 위치와 인사 등을 놓고서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인은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얼마 전 대통령께서 고향 안동에서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개최해 대통령님의 고향 사랑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고향 분들이 우리 지역 출신 대통령을 자랑할 수 있도록 대구경북 통합을 도와주시리라 믿는다”고 정부 도움을 요청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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