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감소 핑계 교육재정 축소 반대”

2026-06-12 13:00:01 게재

대통령 의중? 교육계 반발

교육부 방어에 ‘진땀’

교원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삭감을 반대하고 나섰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해선 안 된단 취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11일 공동 성명에서 “학생 수 감소를 핑계로 한 교육재정 축소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를 “교육을 국가 책임이 아니라 재정 효율성의 대상으로 보는 위험한 접근”으로 평하면서 “교육재정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교원단체들은 학생 수 감소에도 각종 고정비용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생 수가 줄어도 교실, 급식실, 도서관, 돌봄교실, 특수학급은 유지돼야 하고 냉난방비, 급식비, 안전관리비, 기초학력·특수교육 비용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실제로 2020~2025년 학생 수는 6.2% 줄었지만, 학교 수는 1.4% 늘었고, 학급 수는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2026년 교육비 특별회계 본예산은 93.1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1조원 줄었고, 시도교육청 적립기금도 2022년 21조원에서 올해 3조원으로 85.9%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교원단체들은 “앞으로 지방교육세 일몰, 고교 무상교육 국가 부담 축소 등이 겹치면 연간 최대 8.8조 원의 감소 압박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때에 내국세 연동 구조를 흔드는 것은 공교육의 마지막 안전판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원단체들은 교육부를 향해 “기획예산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교육재정을 지키는 책임 부처로서 교육재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할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교부금은 정부가 내국세로 걷은 돈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재원이다. 초·중등 교육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1972년 도입됐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부금 규모가 자동 증가하는 구조 탓에 개편이 필요하단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반도체 호황 등으로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예상돼 재정당국은 이를 첨단산업 등 성장 분야에 사용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7월 초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앞두고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연동으로 바꾸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3월 취임 후 “저효율 재정지출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겠다”고 했다. 교육교부금이 주요 타깃이 됐다. 학생수가 줄었고 민선 교육감들이 선심성으로 예산을 낭비한다는 여론이 구실이 됐다.

이재명정부 들어 교육부 장관이 비정치인 출신에다 부총리에서 일반 장관으로 ‘격하’되는 등 힘이 빠진 것도 한 몫 한다는 게 관가의 분위기다.

기획예산처의 ‘먹잇감’이 된 교육부는 방어에 진땀을 빼고 있다.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 비율은 유지하되, 일정 상한을 둬 초과분을 교육재정안정화기금(가칭)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기획처가 교육계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의 합리적 개편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편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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