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심 무죄 사건도 항소 제한 검토

2026-06-12 13:00:01 게재

검사 상소 지침 개정안 초안 일선청 의견 청취

대검 “확정된 안 아냐 … 검토 단계, 계속 논의”

검찰이 1심에서 무죄가 나온 사건을 비롯해 경범죄 등에 대해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거쳐 항소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에도 상고제도 개선을 주문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는 이달 초 ‘검사 구형 및 상소(항소·상고) 등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과 ‘형사상고심의위원회 운영지침’ 개정안 초안을 일선 검찰청에 보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대검은 현재 2심 단계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대법원에 상고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운영 중인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형사상소심의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1심부터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1심에서 전부 무죄가 나오면 항소 결정 과정에 외부적 통제 장치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심의위 의결과 달리 항소할 경우 검사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행 상고심의위는 1·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난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검찰은 심의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또 가벼운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거나 피해가 회복되지 않더라도 항소를 자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4년 1월 물류회사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 등 1050원어치 간식을 먹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른바 ‘초코파이 사건’과 같이 경미하고 처벌 가치가 낮은 사건은 항소를 더욱 엄격하게 하겠다는 것.

개정안은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된 사건에 대해서도 선고 형량과 구형량을 형식적으로 비교해 항소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 형량이 구형량의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 더해 대법원 양형 기준 준수 여부와 양형 관련 추가 증거 제출 가능성도 고려할 계획이다.

대검은 17일까지 취합된 의견을 향후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일선 의견을 반영해 수정을 거쳐야 한다”며 “어떤 방안이 현재 결론 단계이거나, 종결 단계인 것은 아니며 검토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정치적 사건에서만 하던 상소 포기를 민간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검사들이 (죄가) 되지도 않는 것을 기소하거나, 무죄가 나와도 책임을 피하려고(면책하려고) 항소, 상고를 남발해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왜 이걸 방치하느냐”며 법무부에 제도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향해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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