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보고서’ 이규원, 선고유예 확정
일부 허위성 인정 … 2심,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
대법원, 상고 기각 … 이규원 “재판소원 적극검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조사 과정에서 허위 면담보고서를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전 대구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조국혁신당 원주시 지역위원장)에 대해 대법원이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1일 이규원 전 검사의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고유예는 범죄 정황이 경미한 경우 유죄는 인정하되 선고를 미루고 일정 기간(2년)이 지나면 처벌을 사실상 면해주는(면소) 처분이다.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가능하다.
이 전 검사는 2018년 2월~2019년 5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속해 별장 성접대 의혹 핵심 인물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의 면담 보고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고, 이를 언론에 유출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가 면담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이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음에도 이 전 검사가 허위 사실을 적었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지난해 3월 적용된 모든 혐의 중 3회 면담결과서 관련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의 점만 유일하게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윤씨에 대한 2019년 2월 3회 면담결과서 서두에 ‘녹취 없어, 복기해 진술요지서 작성’이라고 적은 점만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녹음과 다른 내용은 없다”면서도 “녹음이 이뤄졌다면 이를 그대로 기재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을 거짓 기재했다는 혐의는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 전자촉진화법 위반 혐의 일부를 추가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1심보다 가중된 형량이다.
이 전 검사가 2019년 1월과 2월 언론에 수사 대상자의 개인정보를 알려줘 유출했다는 혐의, 건설업자 윤씨에게 검찰의 사건정보를 알려주며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들 혐의는 모두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추가된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관련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도 항소했지만 2심은 그대로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상고를 포기했고 이 전 검사만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이 전 검사는 판결 선고 뒤 페이스북에 “공문서의 법적 성격, 개인정보보호법의 목적과 보호법익 등 많은 법률적 쟁점을 포함한 사건이고 현재 진행 중인 다수 형사 사건에서도 주요 쟁점이 되므로 헌법적 규명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 제기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지난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법무부는 이 전 검사를 정치운동 관여 금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해임 처분했다. 이 전 검사가 이에 불복해 낸 행정 소송은 진행 중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