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규명 전 또 화재’ SK하이닉스 안전관리 시험대

2026-06-12 15:59:39 게재

11일 만에 같은 공정서 재발·4000여명 대피 … 안전관리 실효성 논란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서 불소 관련 공정 화재가 또 발생했다. 지난 1일 화재와 가스 누출 사고의 원인 규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공정에서 유사 사고가 재발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SK하이닉스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외북동 청주 4캠퍼스 M15X 공장 2층 가스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10여분 만에 자체 진화됐다.

화재는 작업자 6명이 가스룸 내 캐비닛에서 불소와 질소를 혼합하는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화재 직후 가스 누출 가능성에 대비해 캠퍼스 내 직원 약 400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 과정에서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 8명이 사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작업자로 발등에 발진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측정 결과 가스 누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발생한 화재와 유사한 공정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M15 공장과 M15X 공장을 연결하는 6층 가스룸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소 약 5ppm이 누출됐고, 작업자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근무자 3600여명도 긴급 대피했다.

특히 1일 사고 조사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공정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해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사고 직후 청주사업장 전반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에 착수하고 가스 공급 설비와 배관, 감지 시스템 등에 대한 긴급 점검과 외부 전문기관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복 사고를 두고 노동계와 지역사회에서는 보다 강도 높은 안전 점검과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반복되는 화재와 가스 누출, 화학물질 노출은 개별 사고가 아니라 더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라며 관계기관의 종합적인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촉구했다.

노동계는 고용노동부의 안전 실태 점검과 함께 화학물질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의 핵심 거점인 M15X 공장에서 유사 사고가 잇따르면서 생산시설 안전성과 지역사회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측은 “같은 공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현재까지 생산 설비 가동에는 이상이 없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설비 영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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