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중징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새 변수로

2026-06-12 16:03:21 게재

MBK “내부통제 실패” … 고려아연 “적대적 M&A 명분쌓기”

금융당국의 고려아연 회계감리 중징계가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조치가 내부통제와 감사체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감사위원회의 독립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회계상 판단 문제를 적대적 인수·합병(M&A) 공세에 활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0일 고려아연에 대해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부과와 감사인 지정 3년,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시정 요구 등을 의결했다. 증선위는 일부 투자자산과 종속회사 가치 평가 과정에서 손상차손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았고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중요한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MBK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회계처리 문제가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과 내부통제, 감사체계 전반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청호컴넷 거래, 이그니오 투자 및 손실 처리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국세청 특별세무조사와 금융당국 감리, 증선위 제재가 이어지면서 의혹이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결정 과정과 내부 투자심의 절차, 최윤범 사내이사 관여 여부, 이그니오 투자 및 손실 인식 과정 등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MBK가 증선위 조치를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는 이번 조치가 일부 투자자산과 종속회사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 시점, 회계처리, 주석 기재 등에 관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평가는 추정과 판단이 수반되는 영역으로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며 향후 절차에 따라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환경 관련 충당부채 회계처리 문제에 대한 증선위 제재 사례를 거론하며 MBK가 해당 사안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홈플러스 사태를 언급하며 적대적 인수보다 임직원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이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재계와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증선위 조치가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는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문제를 부각하며 경영진 책임론을 강화하고 있고, 고려아연은 이를 적대적 M&A를 정당화하기 위한 공세로 규정하며 맞서고 있다. 향후 감사위원회의 대응과 추가 조사 여부가 양측 공방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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