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공매도 ‘착오매매 정정’ 과징금 면제

2026-06-15 13:00:06 게재

한투·삼성증권 사건,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공매도 감시체계 가동 후 첫 적발 사례

다올·모건스탠리·메츨러은행 공매도 과징금

지난해 3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가동 이후 처음 적발된 ‘착오매매 정정’ 무차입 공매도 사건에 대해 금융당국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10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의 공매도 규제 위반 사건과 관련해 해당 건에 한해서만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의결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먼저 판 뒤 나중에 사서 갚는 거래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주식을 실제로 확보하거나 차입이 확정된 상태에서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무차입 공매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NSDS를 통해 처음으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발생한 ‘착오매매 정정’에 따른 무차입 공매도 거래를 적발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이 매수 주문을 취소한 뒤 해당 주식을 증권사 계좌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승인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주식을 먼저 매도해 위반이 발생했다. 원래는 거래소의 확인·승인 절차를 거쳐 고객 명의의 주식이 증권사 계좌로 이전된 이후에 매도해야 하지만, 아직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면서 미보유 주식 매도가 이뤄졌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고객의 주문 취소로 해당 주식이 증권사 계좌로 이전될 것이 확정적이고 거래소 승인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승인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주식을 먼저 매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NSDS 도입 이전에는 주식 이전과 매도가 같은 날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대별 잔고 산출 기능을 갖춘 NSDS는 매도 시점에 증권사 계좌에 해당 주식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무차입 공매도 의심거래로 추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증권사들에게 통보했고 관련 시스템 개정도 이뤄졌다. 증선위는 해당 거래가 형식적으로는 무차입 공매도에 해당하지만, 실제 주식 확보가 예정된 상태에서 착오매매 정정 과정 중 발생한 점과 당시 업계에 유사한 관행이 존재했던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향후 동일한 방식의 거래가 발생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건에 한해서만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과 함께 지난해 공매도 거래내역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감시체계인 NSDS를 구축해 가동했다. NSDS 구축 전에는 금융당국이 증권사 자료를 개별적으로 제출받아 사후 점검하는 방식이어서 거래 전 과정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해외 기관투자가의 경우 여러 계좌와 거래창구를 활용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실제 보유 주식 수량과 매도 주문 수량을 대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NSDS 구축으로 한국거래소의 매매정보와 기관투자가의 잔고·차입 정보, 증권사의 주문정보 등을 연계해 투자자가 공매도 주문 시점에 실제 매도 가능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전산으로 점검하는 게 가능해졌다.

증선위는 이날 다올투자증권과 글로벌 IB인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독일 메츨러은행에 대해서는 공매도 규제 위반으로 각각 수억원 가량의 과징금 부과 조치를 결정했다. 이들 3건은 NSDS 구축 전에 발생한 공매도 사건들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의에 의한 공매도는 아니고 직원의 실수와 내부통제 미비점 등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2023년말부터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를 벌였고, 증선위는 13개사에 대해 836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지난해 3월 밝혔다. BNP파리바와 HSBC에 대해서는 고의에 의한 불법 공매도로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에도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외국계 금융회사의 무차입 공매도 위반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부분 NSDS 구축 이전에 발생한 사건들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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