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우주AI, 중국 벽 만났다
태양광 공급망 최대 변수
갈륨 이어 폴리실리콘까지
일론 머스크는 2030년부터 스페이스X가 매년 100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기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장 설명서에는 이를 위해 매년 수천 차례의 발사와 약 100만톤의 물자를 궤도로 실어 올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블룸버그는 이 수치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50년간 미국에 설치된 전체 태양광 패널 용량이 약 210기가와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시도조차 지상 공급망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10일 스페이스X가 우주 기반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 시험을 기존 목표보다 앞당겨 2027년 말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최대 100만개의 우주 데이터센터 위성 발사를 신청했으며, 첫 위성은 엔비디아 칩을 탑재해 GB300 랙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한다고 전해졌다.
다만 막대한 전력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최대 변수다. 스페이스X는 궤도 데이터센터를 태양광으로 가동하겠다는 구상인데, 태양광 공급망은 중국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세계 태양광 제조 역량에서 폴리실리콘 92%, 웨이퍼 98%, 태양전지 85%, 모듈 74%를 차지했으며, 2030년에도 이런 우위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주용 태양광 패널의 전통 소재인 갈륨비소도 약점이다. 전 세계 갈륨 생산은 사실상 중국에 집중돼 있고, 중국은 2024년 12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갈륨과 게르마늄, 안티몬 등 이중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스페이스X는 폴리실리콘 생산시설 구축으로 중국산 갈륨 의존을 줄이려 하지만,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의 92%도 중국에 집중돼 있다. 결국 공급망 병목이 광물에서 제조 장비와 발사비, 열관리, 통신 용량으로 옮겨갈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방·정보기관과의 계약 역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중국 의존이 더 큰 취약점이 된다고 봤다. 미국의 인공지능 야심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과 분리될 수 없는데, 그 핵심 인프라가 중국산 광물과 장비에 기대야 한다면 전략적 모순이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의 출발점은 여전히 핵심 광물과 제조 공급망이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미국의 민간·군사 융합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더라도, 핵심 하드웨어를 미국의 최대 경쟁자에게 의존한다면 궤도로 가는 길은 훨씬 험난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