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 거주자 성별간 생활격차 뚜렷
KB라이프·서울대, ‘2026 시니어 리포트’ 발간
남성, 실내에만 머물러…식사시간 행복감 최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보험업계가 고령자 주거 및 요양시설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최근 실제 요양시설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일상생활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연구팀은 시니어 주거시설 거주자의 입주 경험을 조사한 ‘2026 KB라이프 시니어 리포트’를 15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종로평창카운티’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일상을 재구성하고 설문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정서와 신체 변화를 추적했다. 2025년 8월 기준 종로카운티에는 107세대 128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여성 비중이 54.7%로 더 높았다. 1인 가구 비중은 81.3%로 대부분 사별후 입주했다. 연령은 80대 이상이 72.5%(90대 이상 19.5%)였다. 60대는 10.9%에 불과했고, 70대는 26.6%였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경우는 85.9%에 달했다.
일상생활을 추적한 결과 하루 일과의 85.3%는 시설 내부를 벗어나지 않았다. 개인공간이나 식당 커뮤니티 시설 등 공용 공간에 주로 있었다는 이야이다. 외부 활동은 14.7%에 불과했다.
성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은 시설 내부 공간에 머무른 시간이 79.4%였고, 외부에 있는 시간은 20.6%였다. 반면 남성은 외부에 나간 비율이 3.1%로 여성의 1/7 수준이었다. 남성의 실내 의존도가 크다는 이야기다. 남성의 실내 활동을 다시 살펴보면 공용공간보다는 침실 등 개인공간을 선호했다.
여성들은 외부 식당이나 병원 종교시설 카페 등 다양한 곳을 찾아 외부로 나갔지만 남성의 경우 병원을 다녀온 경우에만 외출을 했다.
실내에서는 여성의 경우 개인공간(47.7%)을 가장 선호했고, 공용공간 중에서는 식당(14.3%) 헬스장(6.3%) 사우나(6.3%) 옥상 정원(3.2%) 등을 이용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 식당(34.4%) 헬스장(6.3) 옥상정원(3.1)만을 이용했다.
시설 입주 동기를 분석한 내용도 성별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고령자의 경우 배우자와 사별한 후 시설에 입주한 경우가 상당했다. 평생 가사노동을 배우자에 의존해 온 터라 기본적인 일상 유지가 불가능해졌다. 사별 후 바로 입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여성의 경우 사별후에도 한동안 혼자 살면서 건강 악화나 외로움으로 인해 입주했다. 정서 경험에서도 여성은 평균 행복감(4.00점)이 남성(3.66점)보다 높았지만, 외부 활동에 따른 긴장과 피로로 인해 스트레스 정서(0.70점) 역시 남성(0.38점)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입주자들이 하루 중 가장 행복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시간은 ‘식사 및 간식 시간(행복 정서 4.25점, 스트레스 0.32점)’이었다. 혼자 생활할 때 거르기 쉬웠던 삼시 세끼를 균형 잡힌 뷔페식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령층의 신체 건강(영양 상태 개선, 만성 변비 호전 등) 호전으로 직결됐다.
거주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11점을 기록해, 일반 노인 실태조사 평균(3.30점)을 크게 상회했다.
부모가 도심 내 안전한 환경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자 자녀들의 심리적 부담이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노인들 역시 서운해 하기보다 자녀들이 본인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놓아주는 배려’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보고서는 초고령사회 속 노년기 주거 선택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이동을 넘어 삶의 질과 일상, 가족 관계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지 증명한 연구”라며 “앞으로도 시니어 세대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과 성별·연령별 요구에 맞춘 정교한 웰니스 모델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