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층 이탈 ‘비상’…보수 결집 속 진보 균열

2026-06-17 13:00:18 게재

진보층 ‘민주당 지지율’ 빠르게 하락 … 당내 “충격적” 반응

“거센 당권 경쟁이 핵심 요인 … 선관위 사태 안일 대응도”

보수층 여론조사 참여 비중 높아져 …‘샤이보수’ 수면 위로

여당 분열 확산에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민생 문제 대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6.3 지방선거 이후 빠르게 하락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에 역전당하자 여당 내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진보 진영에서 선거 기간 중에 보여줬던 결집력이 크게 약화한 반면 보수 진영은 오히려 강화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당대회 일정 조율’ 중앙위 참석한 민주당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앞으로 당대표 자리를 놓고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이 더욱 강해지고 민생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한 사안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17일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율 하락은 내부 분열 때문”이라며 “전당대회를 일정대로 진행하고 정청래 당대표가 재선에 도전하려면 그때 맞춰서 그만두면 되는데 (비당권파들이) 조기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꼬투리 잡으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근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들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수용 태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안일한 대응, 강해지는 당내 갈등 등이 감점 요인들로 지목된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최근 정당 지지율 변화와 관련해 “되게 충격적이었다”며 “단지 지방선거 결과만 가지고 지지율이 이렇게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질까.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 민심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 잠실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문제에 대한 대처 부족이 여론조사에서의 당 지지율 역전 현상으로 연결된 게 아닌가”라며 “당내 갈등으로 전당대회가 조기 과열되는 듯한 느낌이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많이 작동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하루 종일 의원들하고 이런 얘기들을 많이 했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의 분석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채택한 한국갤럽이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지방선거 전인 5월 19~21일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45%, 22%였고 선거 이후인 이달 9~11일엔 41%, 29%였다. 격차가 23%p에서 12%p로 줄었다. 민주당 지지율은 4%p 하락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7%p 올랐다.

진보 진영의 민주당 지지율은 80%에서 70%로 낮아졌다. 반면 보수 진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2%에서 62%로 올랐다. 각각 10%p씩 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응답자의 진영 간 비중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보수 진영 응답자 비중은 25%에서 29%로 늘었다. 진보 진영은 26%에서 25%로, 중도는 36%에서 33%로 줄었다. 보수 진영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선거 전의 ‘샤이 보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얘기다.

자동응답방식(ARS)의 리얼미터 여론조사(에너지신문 의뢰)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볼 수 있다. 지방선거 전인 5월 21~22일(만 18세 이상 1001명), 5월 28~29일(1004명) 조사와 지방선거 이후인 6월 4~5일(1002명), 6월 11~12일(1004명) 조사 등 1주일 간격의 정기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47.5%, 44.9%에서 41.8%, 38.0%로 내려앉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3.3%, 38.5%, 41.1%, 44.3%로 올라왔다.

같은 기간 진보 진영의 민주당 지지율은 75.0%, 73.3%에서 선거 직후 77.6%로 유지되다가 1주일 만에 68.9%로 추락했다.

보수 진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69.6%에서 72.2%, 78.1%, 78.7%로 꾸준히 상승했다.

중도층을 보면 선거 이전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 46.5% 대 국민의힘 29.5%였으나 선거 직전엔 48.1% 대 34.1%로 민주당 지지율이 우세했으나 선거 직후엔 42.8% 대 35.5%로 간격이 줄어들더니 1주일 만에 41.5% 대 40.6%로 사실상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응답한 진보층과 보수층의 비율도 역전됐다. 5월 21~22일엔 여론조사 참여자 중 보수성향이 25%, 진보성향이 28%였지만 6월 11~12일 조사에서는 27% 대 22%로 역전됐다. 중도 비중이 37%에서 42%로 늘어났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민주당이 선거 이전부터 너무 빨리 당권 경쟁에 들어갔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압승한 것도 아닌데 본격적으로 갈등 국면에 들어가니 중도층뿐만 아니라 진보층에서도 지지세력이 이탈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서울시장을 지켜내는 등 지선에서 기대보다 선전했다고 판단해 기세가 올라온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당권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높고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 현상으로 민생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지율을 회복할 만한 소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민주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지선에서도 이겨야 할 곳을 이기지 못했고 선관위 사태에 대해서는 안일하게 대응했으며 지선 책임론과 당권 경쟁 등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지지층 이탈이 빨라진 상황”이라며 “문제는 전준위가 가동되면 당권 경쟁은 더욱 거세지고 주가만 뛰었을 뿐 민생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만 남아있어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기사회생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으로 기세등등해졌다”며 “민주당 내부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 골이 깊어져 되돌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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