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키운 로컬라이저, 공군기지에도

2026-06-17 13:00:20 게재

5개 비행기지에 콘크리트 구조물

감사원 ‘공군본부 기관정기감사’

조류충돌예방·음주관리체계 부실

2024년 12월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로컬라이저(방위각 제공 시설)가 공군 비행기지에도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충돌 예방을 위한 조류탐지레이다 도입은 사실상 중단됐고 관제사와 조종사에 대한 음주관리도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공군의 비행안전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1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군본부 기관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군 전용 비행기지 6곳의 안전관리 실태를 현장 점검한 결과 이중 5곳에서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이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돼 있었다.

로컬라이저는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좌우 수평을 맞출 수 있도록 방위각을 제공하는 시설로 항공기와의 충돌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돼야 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도 콘크리트 구조의 단단한 로컬라이저에 항공기가 충돌하면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방부 기준과 미군 군사시설 설계기준 등에서도 착륙대 등에 항행시설물을 지표면에서 7.5㎝ 높게 설치할 경우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군은 5개 비행기지에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을 지표면에서 최대 120㎝ 높게 설치하면서도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륙대 내에도 활주로 착륙지점 유도장비, 정비실 등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또 공군본부지침에서는 활주로 이탈시 바퀴 빠짐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덮개가 없는 배수시설을 활주로 중심선에서 114.44m 밖에 설치하거나 덮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5개 비행기지에 설치된 배수로는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 충돌 사고 예방 노력도 미흡했다. 공군본부는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불리한 기상상황에서도 원거리, 고고도까지 조류 탐지·식별이 가능한 조류탐지레이다를 설치하기로 계획했으나 2014년 비행기지 한 곳에만 설치한 이후 추가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활주로 관리도 부실했다. 감사 결과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비상활주로의 경우 불법 주차와 비닐하우스 설치 등으로 항공기 이착륙 안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공군은 2015년 이후 실제 이착륙 훈련을 하지 못하고 접근훈련만 실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종사자 음주관리 체계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공군규정에서는 조종사와 관제사 등은 업무 시작 전 음주측정을 실시해 혈중알콜농도가 0.02% 이상이면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해 8월 관제업무를 수행한 관제사 연인원 6021명 중 33%에 달하는 2236명은 아예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다. 또 조종사는 음주측정을 자가점검하게 하면서도 측정결과를 기록·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밖에 최소 비행숙련도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비행을 주기종이나 유사기종으로 하지 않거나 30분 미만으로 비행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해온 사실을 적발해 개선방안 마련을 통보하는 등 주의 4건, 통보 13건 등 총 17건을 조치하도록 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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