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권 책임론’ 공세에 민주당 ‘선관위 개혁’ 맞불

2026-06-17 13:00:23 게재

투표용지 사태, 국조 합의에도 여야 공방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여야가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선거 관리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당은 선관위 제도 개혁과 국정조사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장 시위와 선관위 고발을 병행하는 한편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투표용지 부실 관리 사태를 선관위만의 문제가 아닌 현 정부의 부실 대응과 연결 지어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은 16일 ‘개표소 봉쇄 시위’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시위대와 결합했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강제 해산을 하명하고, 어제 서울경찰청장이 패가망신을 운운하며 시민과 청년을 겁박했다”며 “무도한 강제 진입 시도엔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나경원·조배숙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9명은 서울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시위대를 향해 ‘패가망신’ 발언을 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을 몰아붙였다. 나 의원은 “지금 시민들의 외침은 참정권이 박탈됐으니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패가망신이라니”라며 “국민을 강제 진압하려는 자세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선관위 관계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을 제기하며 사법 조치에도 착수했다. 17일 당 미디어특별위원회와 미디어법률단은 몰디브, 코타키나발루 등 휴양지로 출장을 다녀온 선관위 공무원들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노태악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선관위 개혁을 총괄하게 된 위철환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의 친분을 지적하며 정부의 부실 대응을 부각하고 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통령의 ‘밥 친구’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위철환 직무대행에게 진상 규명과 개혁을 맡긴 것은 ‘셀프 개혁’으로 사태를 덮으려는 의혹만 키우는 꼴”이라며 야당 주도의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반면 여당은 선관위의 구조적 문제를 부각하며 선거 부실 관리로 인한 수세적 국면을 탈피하려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 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는 16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선관위 구조 개혁안을 발표했다. TF 단장인 송기현 의원은 “그동안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견제와 감시를 받지 못했다”며 “현재의 비상임 체제를 상임 체제로 개편하는 등 근본적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올해 정기국회까지 상임위원 확대와 내부 독립 감사 기구 설치를 골자로 한 ‘1단계 개혁’을 완료하고, 내년 초에는 감사원 감사 제도를 명시하는 ‘2단계 개헌’을 검토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특검과 관련해서는 국정조사가 끝난 후 논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여야의 입장 차가 뚜렷한 가운데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에는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 민주당 천준호·국민의힘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6일 회동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 관리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국정조사는 기본 45일간 진행되며 야당인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특위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18명의 여야 동수로 구성될 예정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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