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잠실 시위’ 지키기, 경찰 ‘속앓이’

2026-06-17 13:00:29 게재

시위 합류, 중재 시도 … 서울청장 항의방문

“보좌진 폭행” 주장 … 경찰도 멱살잡혀 부상

투표지 부족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시위에서 불법행위가 잇따르자 경찰이 엄정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야당의 거센 반발에 당혹스런 모습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 시위현장과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을 잇따라 방문하며 시위대 지키기에 나섰다.

이날 업무물품을 가지러 온 체육단체가 시위대에 사무실 출입이 막혀 경찰에 공권력 행사를 요청, 경찰의 조치 가능성이 높아지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는 현장에서 시위에 합류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강제 해산을 하명하고, 어제 서울경찰청장이 ‘패가망신’을 운운하며 시민과 청년을 겁박했다”며 “국민의힘은 시민들과 함께 이곳을 지키겠다. 무도한 강제 진입 시도엔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15일 박정보 서울청장이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한 경고를 문제삼은 것.

장 대표는 이날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체육 단체당 두 명씩 순차로 경기장 내 사무실에 들어가 업무 물품을 가져오고 국민의힘 의원과 방송사 카메라 두 대가 동행해 생중계하는 중재안을 내놨다. 상당수가 동의하면서 사태가 해소될 뻔 했으나 허리에 성조기를 두른 한 여성이 극렬 반대하며 저항하는 바람에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사이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갔고, 돌로 다른 시위대를 때린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경찰청을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폭행 논란이 일었다. 신동욱 최고위원을 비롯해 나경원·이철규·주진우 의원 등은 취재진과 함께 박정보 청장을 만나겠다며 청사 내부로 돌입, 청장실 앞에서 제지하는 인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의원들을 제지하던 한 젊은 경찰 직원이 모 의원에게 멱살이 잡혀 흔들리다 고개가 꺾이는 등 부상을 입었다. 이후 한 경찰간부가 청장실에 접근하는 보좌진의 팔목을 붙잡는 듯한 모습도 나타났다.

신동욱 의원은 자신들이 찍은 현장 영상을 SNS에 올리며 “서울경찰청 고위 간부가 국회 대표단을 수행하던 보좌진의 촬영을 방해하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고 목을 조르려는 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원들과 만난 박 청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현장에서 범죄도 이뤄지고 있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리면 처벌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것”이라고 해명하며 표현과 관련한 논란에는 유감을 표했다.

경찰은 이날 항의방문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12일째 이어진 16일 경찰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대한체육회 관계자들과 함께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시위 참가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한편 16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5일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발생한 취재기자 상대 폭행 등 불법행위 피의자 중 1명을 특정해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 JTBC 지회는 사건 당일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봉쇄한 시위 참가자 일부가 개표소에서 나오던 자사 기자를 폭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 기자는 출입구가 봉쇄되자 창문으로 탈출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가 ‘선관위 직원이 아님을 증명하라’며 기자를 손으로 때리고 휴대전화를 내동댕이치는 등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인터넷에 확산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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