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빼돌린 ‘문화상품권’ 경영진 기소

2026-06-17 13:00:30 게재

법인 예수금 개인회사에 무담보 대여

남부지검, 배임·선불업 미등록 등 적발

고객의 상품권 예수금 1820여억원을 빼돌려 사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상품권 발행업체 ‘문화상품권’ 경영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민구)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전자금융거래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주식회사 문화상품권 회장 A씨와 대표이사 B씨, 고문 C씨 등 경영진 3명과 외부감사인 회계사 D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 회장 등은 2022년 6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한 개인 법인 3곳에 회사 자금 총 1828억원을 무담보·연 4.6% 저리로 294차례에 걸쳐 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당 자금을 대부업체 대여와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대출상품 투자 등에 활용해 연 10~13%의 이익을 거두는 이른바 ‘끼워넣기’ 방식으로 약 58억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 회장 등이 투자에 따른 위험은 문화상품권과 소액 채권자들에게 떠넘기고, 취득한 이익은 경영진 급여·상여금 및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비상장회사의 내부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2022~2024회계연도 재무제표에 특수관계자 거래 사실을 누락해 공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계사 D씨는 허위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의 수사의뢰로 시작돼 전모가 밝혀졌다. 금융당국은 당시 문화상품권이 선불업 미등록 상태로 운영돼 이용자 보호 장치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검찰은 올해 3월 문화상품권 사무실과 경영진 주거지, 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하고 계좌 추적을 진행한 끝에 배임과 허위공시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검찰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상품권 업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유관기관과 협력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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