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도 못내는 농업인 75%
농업분야 한계기업 증가 … 농가 평균 부채는 4458만원, 18.7% 상승
수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이 농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이자비용이 없는 농업경영체가 2023년 전체의 7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경영체의 부채 실태와 정책과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농가 평균 부채는 4458만원으로 전년대비 18.7% 증가했다.
지난 20년간 농가부채의 연평균 증가율이 2.6%인데 최근 10년으로 압축하면 4.7%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반해 농업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농업경영체 부채 부담이 점차 커지면서 농업분야 한계기업도 늘어난 것이다. 특히 40대 이하 경영체의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 위기세대로 꼽힌다.
부채 규모와 상환 능력에 따라 일부 농업경영체는 ‘한계농업경영체’로 분류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한계 경영체 비율이 높은 반면 탈출 확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청년·전문농업경영체의 경우 투자 확대 과정에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 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경영주 연령에 따라 농가자산과 농가부채 규모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농가는 지속적으로 높은 농가자산 규모를, 70세 이상 고령 농가가 가장 낮은 자산 규모를 보였다. 2023년 50대 농가의 평균 농가자산은 7억3286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70세 이상은 5억2912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50세 미만 농가의 농가자산이 일시적으로 급증해 타 연령층을 추월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농가부채도 연령이 낮을수록 많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청장년 농가가 영농기반 마련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비교적 부채에 많이 의존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대로 고령농은 영농활동을 축소하거나 은퇴 단계에 있어 부채 상환을 마치고 추가 차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50세 미만 농가의 부채가 2022년 기준 1억639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저금리 기조하에 청장년층의 영농기반 마련 및 운영자금 확보 과정에서 차입금을 크게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채는 농업 성장을 위한 중요한 투자 재원이지만 과도한 부채는 경영위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유형별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성장과 경영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영체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금융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연계한 경영회생 지원, 재무 컨설팅, 정책금융 정보 제공 등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농업 분야 금융지원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미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채는 성장의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관리에 실패하면 경영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농업경영체 성장단계와 경영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금융지원과 건전성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