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기사로 주가 띄우고 차익 실현…회계사·기자 공모

2026-06-18 13:00:04 게재

금감원 특사경 2명 구속, 전·현직 기자 5명 연루

회계사가 총책, 기사 1800건 쓰고 85.6억 챙겨

기자 1명은 단독으로 300건 쓰고 7.5억 부당이득

공인회계사와 현직 기자들이 공모해 특징주 기사가 보도되기 전 주식을 미리 매수한 뒤 기사 게재 후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금융당국 수사에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8일 현직 기자가 연루된 특징주 기사 이용 부정거래 사건을 적발해 구속 피의자 2명을 포함해 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인회계사가 총책을 맡아 현직 기자들과 조직적으로 선행매매를 벌인 사건과 현직 기자가 단독으로 특징주 기사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 등 2건이다.

특사경에 따르면 공인회계사인 A씨는 2020년 10월 현직 기자 3명과 함께 신규 주가조작 세력을 결성했다. A씨는 특징주 기사가 보도되면 일반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된다는 점에 착안해 거래량이 미미하거나 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범행을 벌였다.

A씨는 특징주 기사 초안을 직접 작성한 뒤 주가조작 세력 내 현직 기자 또는 금품으로 포섭한 기자들에게 기사 배포를 의뢰했다. 이후 본인 명의 계좌와 차명계좌를 이용해 기사 보도 전에 해당 종목을 미리 매수하고 기사 게재 직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챙겼다.

수사 결과 피의자 6명은 2020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4년 8개월 동안 1800여건의 특징주 기사를 배포하고 이를 활용한 부정거래로 85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직 기자의 단독 범행도 적발됐다. 현직 기자 B씨는 본인이 기사 송출 권한을 보유한 점을 이용해 직접 작성한 특징주 기사를 원하는 시점에 포털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노출시켰다.

B씨는 기사 보도 전 해당 종목을 미리 매수한 뒤 직접 기사를 송출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하는 수법을 반복했다. 역시 거래량이 미미하거나 주가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 종목을 선정해 범행을 벌였다. B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1년 10개월 동안 300여건의 기사를 이용해 7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을 매수한 뒤 평균 1분 후 기사를 송출했고, 기사 게재 후 평균 3분 만에 매도를 시작했다. 선행매매 1건당 평균 부당이득은 200만원, 최대 부당이득은 3823만원에 달했다.

특사경은 기사 제목에 ‘특징주’, ‘관련 테마주’, ‘급등주’ 등이 언급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할 경우 투자사기·시세조종·선행매매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특사경과 조사국이 이번 기자 연루 선행매매 사건과 같이 자본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선량한 일반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행위 발견시 엄정하게 수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자를 포함한 언론계 종사자가 호재성 기사를 부당하게 이용해 선행매매를 하거나 이에 가담하는 경우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유의를 당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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