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합의에 반발하는 미 공화당

2026-06-18 13:00:02 게재

펜스·그레이엄도 공개 비판 … “오바마 때보다 약한 합의” 우려

존 튠 미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안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2024년 튠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가진 기자회견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추진 중인 핵 합의를 놓고 공화당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위대한 거래”라고 평가했지만,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핵 검증과 우라늄 농축 제한이 불분명하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이란 핵합의보다 약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이란 핵합의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합의보다 제한 장치가 적을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새 합의는 향후 60일 동안 세부 내용을 협상하는 방식이다. 현재 공개된 양해각서에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적절히 다룬다(adequately addressed)”는 표현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여러 개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의 처리 방식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최악의 합의”라고 비난하며 첫 임기 때 탈퇴했다. 그러나 2015년 합의는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300kg으로 제한하고, 일부 핵시설을 해체하도록 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불시 사찰 권한도 포함했다. 블룸버그는 새 합의의 세부 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만 보면 핵 제한 장치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도 17일 보도에서 공화당 내부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새 합의 조건을 두고 “실수보다 훨씬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 합의가 “이란 정권에 사실상 생명줄이 될 수 있다”며 “유화책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압박을 유지하고 봉쇄를 계속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군이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 공화당에서도 의구심이 이어졌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비밀 합의라면 내가 어떻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 문제를 면밀히 보는 사람들조차 아는 게 많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내가 직접 보고 싶다”며 “이란이 설명하는 방식은 끔찍하고, 우리가 설명하는 방식은 이해된다. 실제로 무엇인지 보자”고 말했다.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한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블룸버그가 인용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이란이 어디서든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면 그것은 JCPOA와 같다”며 “농축할 수 없다면 좋은 합의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농축 중단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합의에는 대이란 제재 해제, 동결자금 해제,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허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재건과 경제 개발 명목으로 3000억달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경우에도 미국 돈은 단 1센트도 이란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앞서 CBS 인터뷰에서 이란이 걸프 지역 국가 등이 조성한 자금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새 합의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란이 이미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며, 과거에도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그동안 핵 프로그램이 민간 전력 생산을 위한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해왔다.

검증 문제도 남아 있다. 밴스 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핵 사찰단이 이란에 “반드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합의 문안에 사찰 복귀가 명시돼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란은 앞서 우라늄 재고를 해외로 넘기라는 요구를 거부했고, 고농축 물질을 자국 내에서 무력화하는 방안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합의가 “핵무기로 가는 길”이 아니라 “핵무기를 막는 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쟁을 끝내고 중동 에너지 흐름을 정상화하려는 압박 속에서 핵심 쟁점인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가 모호하게 남을 경우, 공화당 내부 반발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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