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징벌적 과징금' 도입

2026-06-18 13:00:03 게재

식약처, 하반기 총력 대응

중독예방·재활 지원도 강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안전당국이 올 하반기 강도 높은 단속을 예고했다.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하는 것과 더불어 중독예방과 재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2026년 하반기 마약류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유출과 오남용을 막기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선다.

식약처에 따르면 일부 의료기관과 환자들의 오남용 사례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식약처가 전국 307개 의료기관을 현장 조사한 결과 75개 기관은 수사의뢰, 39개 기관은 행정처분 대상으로 적발됐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하반기부터 마약류 중대 위반행위에 강력하고 효과적인 제재를 도입한다. 먼저 ‘징벌적 과징금 제도’ 도입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업무정지나 행정처분 중심의 제재가 이뤄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마약류 불법 유출이나 목적 외 사용 등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 불법 이익을 초과하는 경제적 책임을 부과할 계획이다. 단순한 처벌을 넘어 불법행위 자체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마약류 취급자의 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의료용 마약류 도난뿐 아니라 불법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종업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위반하면 업무정지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중대한 위반행위를 저지른 취급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제도도 검토되고 있다.

마약류 범죄 수사 보상체계도 확대하다. 현재는 범죄가 적발되기 전 신고·고발·검거한 경우에만 최대 3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범죄 적발 이후에도 검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신고자에게도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마약류 범죄의 조직화·지능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 등 특수 수사기법도 도입된다. 마약류 취급자 가운데 불법 취급이나 오남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마약류 검사도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단속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시 감시체계 구축이다. 식약처는 올해 안에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 구축을 완료한다. 분석 인력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감시 대상을 선별하는 데 2~3주가 걸렸다. 앞으로는 AI가 이상 징후를 자동 탐지해 3일 이내 감시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현재 연간 2~3회 수준의 모니터링을 365일 상시 감시체계로 전환해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사용과 유출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7월 1일 식약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도 출범한다. 특별감시단은 최근 사회문제가 된 프로포폴을 비롯해 페티딘, 케타민 등 오남용 위험이 높은 마취제를 집중 점검하고, 불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엄정 수사할 방침이다.

다만 단속만으로는 마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에 식약처는 중독 예방과 사회재활을 강화한다.

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도 확대된다. 기존 강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뮤지컬과 미술활동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대학생 마약예방 활동단도 지난해 20개에서 올해 40개로 늘린다.

특히 정부는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 질병으로 접근하는 정책도 강화한다. 시행 중인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확대해 중독 수준에 따른 맞춤형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 해당 프로그램 참여자는 2024년 160명에서 2025년 192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5월까지 이미 116명이 참여해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회복귀 지원도 강화된다. 식약처는 직업교육 기관과 연계한 직업재활 사업을 확대해 마약류 중독 회복자의 취업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할 방침이다. 단순히 중독 치료에 그치지 않고 일상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하반기 마약류 안전관리 계획은 불법행위의 실효적 제어를 위한 제도개선, 치밀한 집중 단속과 더불어 수요와 니즈에 맞는 맞춤형 예방 및 재활 확대까지 이어지는 정교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 국민이 마약류 오남용의 위험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일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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