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 전망 강화…예상보다 훨씬 ‘매파적’
연준 위원 18명 중 9명 금리 인상 예상
향후 물가지표 시장 민감도 높아질 듯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로 현행 연방기금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는 예상된 결과였다. 하지만 점도표와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금리 인상 전망은 더 강화되며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인 기조를 보였다.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발언을 통해 연준 개혁과 물가 안정 의지가 확인되면서 향후 물가지표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경제활동 견조한 속도로 확장 = 1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하에 개최한 첫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이번 FOMC를 시장의 관심을 ‘금리 인하 가능성’에서 ‘금리 동결 또는 인상 가능성’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초래한 공급 충격을 일부 반영해 여전히 2%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준은 “중동 분쟁 등으로 초래된 불확실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생산성 증가와 자본 투자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일자리 증가는 노동력 증가와 속도가 비슷하고 실업률은 큰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이전보다 매파적 전망을 내놨다. 성명서에서 ‘완화 편향적’ 표현을 모두 제거했고, 동시에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강조했다.
연준 위원들의 예상치인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은 3.8%로 지난 3월 직전 점도표의 3.4%에서 상향 조정됐다. 또 연준 위원 절반은 연내 1회 이상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연준 개혁·물가 안정 의지 드러나 = 케빈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FOMC 회의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운영 방식과 대외 소통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연준의 대표적인 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돼 온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실상 폐지하고, 점도표 작성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연준 개혁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 출범을 발표했다. TF는 연준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경제 데이터,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등 5개 분야로 구성되며, 연준의 정책 운영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는 향후 연준이 기존의 정책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데이터 중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물가 전망은 상향되고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되면서 연준이 직면한 정책 환경은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은 연준의 사전 신호보다 실제 경제지표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보다는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앞으로 발표될 미국 물가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첫 데뷔전이었던 6월 FOMC에 대해 △ 경제 전망 △ 점도표 △포워드 가이던스 △ 기자회견 등 곳곳에서 매파적인 색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점도표상 2026년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기존 3.4%에서 3.8%로 상향하면서 연내 1회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케빈 워시 본인은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기자회견에서도 이전 연준 의장과 달리, 5개 TF를 설치해 올 연말까지 운영 방식을 개편하겠다고 언급한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정책 방향이나 경기 판단을 제시하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여파로 금리선물시장에서 첫 금리인상 시점은 12월 FOMC에서 10월로 앞당겨진 상황이다.
◆페드워치 10월 금리인상 확률 61%로 뛰어 = 한편 월가에서는 FOMC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나오자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글로벌 채권 부문 수장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위원 절반이 연내 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는 시장에 대한 강력한 경고 신호”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셸은 2022년 인플레이션 사태의 트라우마가 연준 내부에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원들이 당시 경험에 여전히 상처를 입은 상태”라며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 채권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연준도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 글로벌 채권·유동성 부문 CIO도 “이번 회의는 연준의 매파적 전환이 단순히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줬다”며 “최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위원 절반이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탄탄한 노동 시장과 물가 데이터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