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폭행…‘잠실 시위’ 이상행동 속출
체육단체 진입저지 여성 영웅시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촉발된 서울 잠실 개표소(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흉기를 휘두르거나 언쟁을 벌이다 서로를 때리는 등 시위 참가자들의 이상행동이 증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오후 10시 24분쯤 개표소 인근에서 3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흉기로 자해한 뒤 경찰과 대치하다 제압됐다.
목격자와 현장을 촬영한 영상 등을 보면 이 남성은 오른손으로 흉기를 잡고 왼팔 부위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이(개표소) 안에서 사람이 죽고 있다”는 외침을 반복했다.
남성은 경찰이 다가오자 흉기를 허공에 휘두르며 대치했으나, 결국 현장에 투입된 경찰 기동대에게 제압당했다. 흉기는 지역 경찰에 인계됐다. 현장을 관할하는 송파경찰서는 남성의 의도 등에 대해 파악 중이다.
잠실 개표소 봉쇄시위가 13일을 넘기면서 시위 참가자 주류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차지한 가운데 참가자들끼리 서로 언쟁을 벌이고 표면화하고 종교집회가 열리는 등 기류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부정선거론자들이 ‘재선거’만 외치는 청년들에게 몰려가 “왜 재선거만 외치느냐, 대진연이냐”고 비난하는가 하면 ‘반 이재명’ 구호에 더해 “윤 어게인” 구호를 외치는 인원들도 늘었다.
일부 참가자는 한 유튜버를 “좌파” “빨갱이”라고 부르고 밀치며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파란색 옷을 입은 참가자에게 시비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날 밤 둥글게 모여 찬송가를 틀고 통성기도를 하고 연신 “아멘”을 외치며 종교집회를 열었다.
앞서 전날 오후에는 업무물품을 가지러 온 체육단체를 극렬 저지한 여성 참가자를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라고 치켜세우며 영웅시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경찰은 이 여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경찰은 시위 참가자의 현장 경찰관에 대한 모욕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소속 김 모 경정과 그의 아내는 전날 김 경정을 모욕하고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보수 유튜버 등 다수를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은 개표소 봉쇄시위 이틀째인 지난 6일 새벽 경기장 인근에서 김 경정을 둘러싼 채 따라다니며 30분 넘게 “중국 공안이냐” 등 발언을 하며 조롱과 욕설을 하고, 이를 SNS에 게시해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전날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은 피의자 신원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