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상생안도 안 통했다

2026-06-19 13:00:04 게재

배민 3000억원 쿠팡이츠 600억원 제시

공정위 동의의결 기각, 제재 심의 수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동의의결이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대규모 제재 위기에 직면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 상생안을 내놓으며 사태 조기 봉합에 나섰지만 공정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향후 과징금 부과와 시장지배적 사업자 판단 등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공정위는 최근 전원회의를 열고 우아한형제들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에 사업자가 자진 시정방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그러나 공정위는 배민이 제시한 시정안만으로는 경쟁 질서 훼손에 따른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입점업체들에게 음식 가격과 할인 쿠폰 등을 경쟁 플랫폼보다 불리하지 않게 운영하도록 요구한 이른바 ‘최혜대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음식점에 자사 배달 서비스 이용을 사실상 강제했다는 의혹과 자사 배달 서비스가 더 빠른 것처럼 광고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총 30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제시했다. 14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입점업체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낮추고, 나머지 1600억원은 쿠폰비 지원과 홍보 패키지 제공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 지원 방안이 포함된 만큼 과거 동의의결 사례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규모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주요 단체들은 공정위에 지지 의견을 제출하며 신속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기간 이어질 법적 공방보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더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공정위는 배달앱 시장이 배민과 쿠팡이츠 중심의 과점 구조로 재편된 상황에서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건은 다시 본안 심의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업계에서는 연내 과징금 부과 여부와 함께 시장지배적 사업자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해당 혐의가 인정될 경우 배민은 물론 배달앱 산업 전반의 사업 모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소상공인 부담 완화와 시장 경쟁 질서 회복을 위해 마련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며 “앞으로도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배달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함께 동의의결을 신청했던 쿠팡이츠 역시 제재 심의를 받게 됐다. 쿠팡은 4년간 6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제시했지만 공정위는 배민과 마찬가지로 절차 개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 배달앱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공정위의 본격적인 제재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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