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60일 후속협상 카운트다운

2026-06-19 13:00:09 게재

호르무즈 통행 정상화 수순

비핵화 담판 여전히 안갯속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에 공식 착수하면서 중동정세가 빠르게 협상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다만 당초 19일 스위스에서 예정됐던 후속 협상과 서명식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란 비핵화 논의 개시 시점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6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손짓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종전 MOU에 따른 60일간의 협상 기간이 오늘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협상기간은 오는 8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양측은 이 기간 이란 핵프로그램의 폐기 및 검증, 대이란 제재 완화, 경제재건 지원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를 골자로 하는 종전 MOU를 체결했다. 미국은 즉각 후속조치에 착수했다. 밴스 부통령은 종전합의에 따라 미 해군이 대이란 해상봉쇄를 해제했다고 발표했고, 미 중부사령부도 봉쇄 종료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합의 이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미 군함은 당분간 해당 해역에 계속 배치된다.

밴스 부통령은 “간밤에만 1250만배럴의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강조하며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기 시작했음을 부각했다.

외교 일정은 예상보다 복잡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당초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열고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이미 17일 원격 방식으로 서명하면서 대면 서명식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미국측은 “이번 주말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매체를 인용해 19일 서명식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에 제공될 경제적 보상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이란이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고 행동을 바꿀 때만 경제적 혜택이 가능하다”며 “미국 납세자의 돈은 단 1달러도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 과정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지금 시점에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유일한 초강대국 지도자”라며 이스라엘 정치권을 향해 “정신 차리고 현실을 보라”고 직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SNS를 통해 “레바논 헤즈볼라 이스라엘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완전한 휴전을 기대한다”며 “미국은 평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중동의 모든 당사자가 합의 이행을 위해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종전 구상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조치에 나섰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향후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대해 통항료를 전면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뢰 제거 작업과 항로 안전 확보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박들은 당국이 지정한 시간과 항로를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수는 이른바 ‘신사협정’의 존재다. 밴스 부통령은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공식문서 외에 별도의 비공식 합의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CNN은 추가 취재를 통해 이란 핵프로그램 처리와 관련한 일부 비공개 실무문서가 존재하며 차기 협상 단계에서 이를 공식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 당사자가 비공식 합의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성과를 부각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