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난 해법 찾았다

2026-06-20 23:20:18 게재

KAIST, 반도체 칩 내부 초미세 물길 구현

냉각 전력 10분의 1로 줄이는 기술 개발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 냉각 전력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김성진 교수팀과 AX학과 이익진 교수팀이 반도체 칩 내부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물길을 만들어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는 액체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 반도체는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열도 크게 늘고 있다. 열을 제대로 식히지 못하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냉각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칩 내부에 아주 가는 물길을 여러 갈래로 만들고 냉각수를 골고루 흘려보내는 방식을 적용했다. 택배를 한 곳에서 모두 보내는 대신 여러 물류 거점으로 나눠 배송하면 효율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기술은 냉각수가 특정 부분에만 몰리지 않고 칩 전체에 고르게 흐르도록 설계돼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실험 결과 같은 양의 열을 식히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기존 최고 수준 기술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은 냉각 효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별도의 고가 장비나 특수 소재 없이 상온의 물만으로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재 반도체 생산공정에 적용할 수 있어 실제 산업 현장 활용 가능성도 높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대형 반도체에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30% 이상 향상된 냉각 성능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슈퍼컴퓨터, 전기차용 반도체, 첨단 전자장비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진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반도체 성능만큼 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식히느냐가 중요하다”며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운영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6월호에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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