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 모두 선거소청 파장

2026-06-23 13:00:04 게재

부정의혹 등 이유로 선거 불복

공직 내부·시민사회 반응 싸늘

6.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충청권 국민의힘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 4명이 모두 선거소청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찌감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김영환 충북지사와 최민호 세종시장은 물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직접 불거지지 않았던 대전·충남에서도 소청이 제기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국민의힘 중앙당 등에 따르면 충청권 4명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이미 소청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대전·세종·충북 뿐 아니라 충남도 선거소청을 제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그동안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공개적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김 지사는 선거소청 관련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본인에게 접수 여부와 이유 확인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태흠 지사가 “우리는 대상이 아니지만 나중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 소송할 수 있게 당에서 소청을 넣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최근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선거소청 제기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공개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선거관리 과정의 흠결과 사전투표 관리 문제 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최민호 세종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는 공개적으로 소청 사실과 사유를 밝혔다. 최 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개표상황표 날짜 오류 등을 이유로 선거무효 소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앞서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거소청 접수 사실을 공개했다. 김 지사는 선거인명부 누락과 투표용지 부족 등을 이유로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선거소청은 법이 보장한 권리다. 후보자는 선거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투표용지 부족, 선거인명부 누락, 개표자료 오류처럼 실제 혼선이 있었던 사안은 필요한 범위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이 동시에 선거 결과를 문제 삼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이번 소청을 바라보는 공직사회 내부 분위기는 냉랭하다. 특히 세종과 충북은 낙선한 현직 단체장이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세종시 한 공무원은 “새 시장 업무인수와 조직 정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인데 선거소청 문제가 계속 거론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공직사회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는 것처럼 비칠까 우려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 한 고위공무원도 “선거 과정의 문제는 따져볼 수 있지만 현직 단체장이 임기 말까지 부정선거 논란을 끌고 가는 것에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상적인 업무 인수인계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선거 과정의 혼선과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이를 선거 결과 전체를 뒤흔들 사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제한적이다. 한편에서는 낙선한 현직 단체장들이 패배 원인을 선거관리 문제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지키려면 필요한 검증은 하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부정선거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투표와 개표 과정의 오류는 선관위가 설명하고 바로잡아야 하지만 낙선한 단체장들이 일제히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방식은 시민 눈높이와 거리가 있다”며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 행정을 준비하는 책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일·윤여운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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