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인수위 “대형사업 전면 재검토”
시 재정, 위기로 진단
정책전환 속도 붙을 듯
민선 8기 대전시가 추진했던 건설·개발 관련 대형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재정을 이유로 이들 사업을 문제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정현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장은 22일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 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지적한 문제는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 사업 남발 △시비·지방채 중심의 무책임한 재정 운용 △저지르고 보는 ‘민선 9기 폭탄 넘기기’ △편향적 홍보비 과다 지출 등이다.
박 위원장이 밝힌 대표적 사례는 문화예술관광분야다. 총사업비 1조3435억원 가운데 17개 사업이 단순 건축사업에 편중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의 경우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각각 0.13, 0.015에 불과했다. 해당 비율이 1을 넘지 못할 경우 경제성이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2022년 말 1조원이던 채무가 2025년 말 1조5800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게 인수위 분석이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사업 원점 재검토 △행사성 경비 및 경직성 경비 최소 10% 이상 일괄 조정 등을 대책으로 차기 집행부에 건의했다.
민선 9기 인수위가 현 대전시정을 방만한 재정운용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하자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이날 “대전시 채무증가는 허태정 시장이 이끌었던 민선 7기의 무능과 우유부단이 남긴 막대한 비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램 공사비가 당초 7000억원 수준에서 1조5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유성복합터미널, 갑천호수공원 등 주요 현안의 결정을 미루고 방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허태정 당선인은 7기 대전시장이었다. 이들은 “도시철도, 문화예술 기반시설, 정주여건 개선 사업은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투자”라며 “도시 미래경쟁력을 위한 투자와 단순한 예산낭비는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인수위가 전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문화예술 기반시설 뿐 아니라 막대한 재정투입과 환경파괴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보물산 프로젝트, 대전동물원 오월드 재창조사업 등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제기되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지상트램 개통 연기도 논란 대상이다.
대전시 민선 9기의 대대적인 정책 전환은 이미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을 놓고 선거기간 내내 충돌하며 예고됐다. 허태정 당선인은 지역화폐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이장우 현 대전시장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이날 중앙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지역소비 순환형 민생경제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는 ‘더 좋은 온통대전 2.0’을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골목상권 매출 증대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