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34% “최저임금도 못 벌어”
한국경제인협회, 경영환경 인식 조사 … 전년보다 경영악화 57%
국내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월 소득이 최저임금(월 215만6880원, 주40시간 근로 기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3일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자영업자 34%가 월평균 소득 수준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19.8%) △최저임금 수준 이상 250만원 미만(17.0%) △35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11.4%) 순으로 나타났다. 4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다는 자영업자는 6.6%에 그쳤다.
지난해 대비 올해 경영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자영업자 절반 이상(57.0%)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반면 개선됐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34.6%였다.
올해 경영 상황이 지난해 대비 악화했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도소매업 66.3%, 숙박·음식점업 65.8%,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58.2%, 운수 및 창고업 53.3% 등의 순이었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인상률에 대한 질문에는 ‘동결’을 택한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 미만’(20.6%) ‘인하’(13.0%) ‘3~6% 미만’(12.6%) 등의 순이었다.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56.6%)이 가장 높았고, 제조업(44.4%) 교육·서비스업(44.1%) 등이 뒤를 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축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자영업자 59.2%가 현재도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최저임금 △1~3% 미만 인상 시 12.2% △3~6% 미만 인상 시 11.6%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판매가격을 인상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자영업자 3명 중 1명(37.6%)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시급 1만320원)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또 최저임금 △1~3% 미만 인상 시 25.6% △3~6%미만 인상 시 16.0%가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 10명 중 8명(86.0%)은 현재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최저임금 책정 관련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는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인상률 제한(24.3%)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21.9%) △사용자 지불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5.9%)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최저임금 결정과 적용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며 “최저임금 결정 시 사업주 지불 능력과 고용 여건,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