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부에 독립 감사위원회 설치, 여야 공감대 확산
‘원포인트 개헌’ 아닌 법률 개정으로 직무감찰 제도화
진상규명위·경실련 “개헌보다 법률 개정 먼저” 주문
국회 정기 보고 의무화해 ‘이중 감시’할 구조 만들어
선관위 국조 특위, 40여 명 증인채택 등 본격 가동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3 지방선거에서 일어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부실, 불법 운영 실태가 드러난 이후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과반수의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외부 감시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실질적인 조사권과 징계 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담은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 기구에 관한 규칙(선거관리위원회규칙)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관의 직급, 사무분장 등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관에 대한 사항을 법률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감사관을 두고 매년 감사보고서를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해 선관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이 제출한 선관위법 개정안은 현재 규칙으로 운영되고 있는 감사관을 법률 기구로 높여 구속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감사관은 외부 인사를 공개채용 방식으로 임명하고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및 그 소속기관에 대한 감사 △직무감찰 및 공무원 비위 사항의 조사까지 맡길 예정이다.
감사원이 중앙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을 하게 하려면 위헌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이를 해소하려면 원포인트 개헌이 필요해 법률 개정만으로 가능한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는 제안이다. 원포인트 개헌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공론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대안이기도 하다.
조현욱 전 선관위 진상규명위원장 역시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원포인트 개헌이 어려울 경우를 고려해 “감사위원회가 조직이 돌아가고 있는데 그걸 법제화, 법률화해서라도 개선안에 넣으라고 했다”며 “외부에 독립된 감사관이나 감사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했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경실련) 역시 “개헌 논의에 앞서, 현행 법률 개정만으로도 실현 가능한 개혁안부터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자체 감사 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여 자정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회에 대한 보고 및 자료 제출 의무화, 인사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합리적인 외부 감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6.3 선관위 사태 이전에도 외부의 독립적인 감사 기구를 통한 감시활동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여야에서 제시된 바 있다. 지난해 3월 감사원 감사결과 선관위 간부의 자녀 특혜 채용이 드러나면서 감시 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후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직무감찰을 위해 선관위에 1명의 내부 위원을 제외하곤 전원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선관위법 개정안을 내놨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독립적인 감사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은 당론으로 특별감사관을 임명해 중앙선관위의 채용을 비롯한 인력 관리·근태·선거 관리시스템·조직·인사·회계 등 업무 전반에 걸쳐 감사하고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선관위 특별감사관법을 발의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독립적인 감사위원회가 매년 감사계획을 작성하고 감사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한 내용의 선관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국회 행안위 전문위원실은 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현재 법률상 근거 없이 규칙에 따라 설립·운용하고 있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감사위원회를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법률적 내부 통제장치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규명과 선거관리 제도 개혁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본격 가동됐다.
이날 국조특위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40여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중앙선관위 및 각급 선관위로부터 기관보고를 받았다. 여야는 앞서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등 중앙선관위원 9명과 강동완 사무총장 직무대리, 오민석 전 서울시 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전날 합의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