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실적·주가 최대…설비투자 보수적
향후 3년 연평균 투자액 4조5천억 수준
이익 대비 5% 수준 그쳐…주가는 폭등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285A)의 실적 대비 설비투자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낸드플래시 초호황이 이어지면서 과도한 설비투자와 공급 확대에 대한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미온적일 경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키옥시아는 이달 초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향후 3년간 연평균 4700억엔(약 4조5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투자의 절대 금액은 지난해 대비 60% 이상 늘었지만, 과거 최대였던 2023년3월기(약 5100억엔)에 비해 약 8% 적다.
실제로 투자설명회에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구치 준이치로 키옥시아 전략총괄책임자는 “풍부한 현금흐름이 예상되지만 무작정 가속 패달을 밟을 수는 없다”며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적절한 범위 내에서 투자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키옥시아가 대규모 증산에 나설 경우 메모리 수요는 흡수할 수 있지만 지금의 시장상황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수요가 급감할 경우 과잉설비로 전환될 위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QUICK 컨센서스에 따르면 키옥시아 영업이익은 2029년 3월기(2028년4월~2029년3월) 10조엔(약 9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2026년3월기(8760억엔)에 비해 약 12배에 해당한다. 따라서 예상 영업이익 대비 향후 3년간 연평균 설비투자 비중은 5% 안팎에 머무르는 셈이다.
키옥시아가 이처럼 설비투자에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데는 과거의 아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회사는 2022년 10월 미에현 요카이치공장의 생산능력을 크게 늘렸지만 2023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키옥시아가 투자보다 주주환원에 주력하는 것도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증산에 돌릴 경우 반도체 호황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다만 다른 반도체 업체와 마찬가지로 최근 키옥시아의 장기공급계약(LTA) 비중이 커지는 환경에서 투자에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키옥시아가 신중하게 생산량을 조절하더라도 경쟁사가 먼저 증산으로 ‘치고 나가기’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며 “실적 변동성을 줄이면서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서 입증할 과제가 남았다”고 했다.
한편 도쿄증시에서 키옥시아 주가는 22일 주당 10만8700엔으로 마감해 시가총액(약 59조4850억엔) 기준 1위를 지켰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장중 60조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