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가담’ 박성재, 1심 징역 25년
법원 “내란 전제조건 달성 위한 필수적 역할 담당”
노상원 수첩 증명력 첫 인정 … “2023년부터 준비”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내란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박성재는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며 “박성재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수행한 임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압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저지한다는, ‘12.3 내란의 핵심적인 전제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역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성재의 행위로 인해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유린당했던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독재정치라는 수렁에서 장기간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다”며 “법무부 간부회의에서 12.3 내란의 위헌·위법성에 관한 여러 의견이 제기됐지만 박성재는 이를 끝내 묵살했고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법원은 △계엄 선포 후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비상 대기와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등 지시 △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 정당화 문건 작성 지시 등 박 전 장관의 계엄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법원은 처음으로 ‘노상원 수첩’의 증명력을 인정하면서 계엄 준비 시점을 최소 2023년으로 판단했다.
앞서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부터 주변 인사들에게 비상계엄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혀왔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이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내란 계획이 체계적으로 준비됐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마련된 법무부 협조 요청 사항이 박 전 장관에 대한 지시와 역할로 구체화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같은 특검 주장을 받아들여 “12.3 내란은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고 적어도 2023년부터 준비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적힌 비상계엄 후속조치와 실제 계엄 당시 진행된 조치들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노상원의 수첩에 기재된 비상계엄 선포관련 후속조치가 실제 행해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수첩 필기가 조악한 것은 노상원이 김용현의 발언을 그때그때 현장에서 받아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이어 “수첩이 수사기관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 놓여 있었던 것은 내란행위가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수사를 개시할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노상원의 수첩 증명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부는 수첩 작성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고 필기 내용이 조악하다는 이유로 수첩의 증명력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았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