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 ‘고가인수’ 재판…“압박감에 매각”
스파크 전 감사 “매출 90% 현대차, 공정위 점검 부담”
피고인측 “M&A 통상 관행 … KT 추가 조건 수용 대가”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의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 ‘고가 인수’ 의혹으로 기소된 윤경림 전 KT 사장과 윤동식 전 KT클라우드 대표 재판에서 스파크 감사 출신 증인이 “박성빈 전 스파크 대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문제 등에 부담을 느껴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사장 등 3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스파크 공동대표로 감사를 지낸 박 모씨가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검찰은 윤 전 사장 등이 2022년 9월 KT클라우드가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의 동서인 박 전 대표의 회사 스파크 지분 100%를 가치보다 높은 212억원에 매수하도록 관여해 KT클라우드에 5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며 불구속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현대차 그룹과 친족 관계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일감 몰아주기(부당지원) 조사를 받는 등 부담을 느끼자 스파크 매각을 추진했고, KT 경영진이 시세보다 비싸게 이 회사를 사들였다고 보고 있다.
박씨는 이날 스파크 매출의 90%가 현대차 계열사에서 나오다 보니 공정위의 친족관계인 간 거래 점검 등으로 박 전 대표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개인적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규모를 키우기에는 부담이 커 매각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스파크 매각 협상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요청에 따라 윤동식 전 대표에게 인수 가격 관련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윤 전 대표가 실무진에게 인수가격 상향을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반면 피고인측 변호인은 스파크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박씨는 변호인 반대 신문에서 “스파크가 현대차 카클라우드 사업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스파크의 운영사업 부문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KT클라우드의 스파크 인수가 사업 확대와 성장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인수 대금이 애초 텀시트(인수의향서)에 제시된 192억원에서 212억원으로 상향된 것에 대해서는 “인수합병(M&A) 시장의 통상적 관행(영업이익의 10~20배)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낮은 금액에 불만을 가졌고, 3년간 재계약 의무와 인력 유출 방지 등 KT측 추가 요구 조건을 수용하는 대가로 금액이 조정된 것”이라며 일방적인 특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친 뒤 다음 공판을 오는 7월 13일 열기로 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