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노총 “노란봉투법 현장 안착 미흡”

2026-06-23 13:00:04 게재

“본교섭 원청 10곳 그쳐”

시행령·행정지침 개정 촉구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100일이 지났지만 실제 원·하청 교섭이 이뤄진 사업장이 10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시행령과 행정지침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22일 성명을 내고 “하청노조 1161곳이 교섭을 요구했는데 본교섭에 들어간 사업장이 10곳뿐이라는 것은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시행령과 해석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원청 사업장 439곳을 대상으로 하청노조 1161곳(16만4000명)이 교섭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완료된 원청 113곳 중 103곳(91.2%)은 사용자성이 인정됐지만 실제 본교섭에 착수한 원청은 10곳(2.3%)에 그쳤다.

민주노총은 노동부가 시행령과 해석지침, 매뉴얼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청 단위 초기업교섭에 창구단일화를 적용하면서 교섭 절차가 복잡해졌고 노동위의 보수적인 교섭단위 분리 판단으로 노조 간 갈등이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공공부문 사용자성 기준을 둘러싼 해석지침도 문제로 지목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자의적으로 공공부문 사용자성 기준을 만들어 사실상 공공부문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을 박탈하고 있다”며 “모범 사용자가 돼야 할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오히려 사용자성을 부인하며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부문 하청 노동자들은 교섭을 요구하고도 응답받지 못한 채 노동위 절차에 들어가는 것조차 망설이는 상황”이라며 “시행령과 행정지침이 노조법의 작동에 걸림돌이 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논평을 통해 “본교섭 절차에 들어간 곳이 겨우 10곳에 불과한 현실은 노동자들의 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정부는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왜 현장에서 실질적인 교섭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고 성실교섭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제도 운영 전반을 보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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