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첫 요구안, 노 ‘1만 2천원’ 사 ‘동결

2026-06-24 13:00:25 게재

노사 격차 ‘1680원’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노사의 첫 요구안이 제출됐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인상한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1만320원 동결을 주장했다. 노사의 격차는 1680원에 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본격 논의 2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본격 논의하기 위한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사용자위원인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과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최저임금위원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 월 환산액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2.37%로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2.66%)을 밑돌아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위가 산출한 지난해 기준 생계비가 월 275만4000원인 데 비해 현재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215만원 수준에 그쳐 생계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대기업의 초과이윤은 위로만 쏠리고 사회적 위험과 비용은 노동시장 하부구조로 빠르게 흘러넘치는 ‘거꾸로 된 낙수효과’가 벌어지고 있다”며 “시급 1만2000원은 실질임금 하락과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저임금·취약계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내수회복을 이끌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노동 생산성의 증가율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건 기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문제를 저임금 노동자에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법 준수 및 인식 개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1만320원의 동결안을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중위임금 대비 60%를 넘어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 반면 노동생산성은 G7의 68.8%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고 현재 수준이 비혼 단신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를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동결 근거로 제시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에 달했고 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사업장은 30%를 웃돌고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높고 현장의 수용성이 한계에 다다른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최저임금 상승은 인건비 부담 증가와 제품·서비스 가격 인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사는 이날 1시간30분가량 내부 논의를 거쳐 각각 최초 요구안을 제출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제9차 전원회의는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최종 시한을 넘겼다고 해도 최저임금위는 남은 행정절차 등을 고려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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