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에 대한 모욕 중단해야”
한홍구 교수, 공청회서 김가진 서훈 보류 정면 비판
“30년간 반복된 보류 … 헌법 정신에도 어긋나”
토론자로 나선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일곱 번이나 ‘보류’라는 이름으로 서훈이 거부된 것은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망명한 노(老) 독립운동가에 대한 있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국민주권정부의 보훈부마저 여덟 번째 모욕을 주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그동안 보훈부가 제시해 온 김가진 서훈 보류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쟁점은 의병 탄압, 일제 작위 수작과 은사금 수령, 이토 히로부미 생일 축하시, ‘홍주유적’ 관련 기록 등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의병 탄압 의혹에 대해 그는 “김가진이 충청관찰사에서 해임된 것은 1907년 5월인데 이남규 부자가 희생된 것은 같은 해 9월로 시기적으로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의병장 민종식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한 교수는 1910년 신한민보와 매일신보 보도를 근거로 “민종식이 일본 관광단에 참여해 일본 수상 관저에 초청받고 천황을 찬양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70세가 넘어 모든 것을 버리고 상하이로 망명한 김가진과 비교했을 때 누가 독립유공자로 평가받아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일제의 남작 작위 수작과 관련해서는 최근 일본 학계 연구 성과를 인용하며 “당시 작위는 한일병합의 공로가 아니라 대한제국 시절의 지위와 황실에 대한 공로를 기준으로 수여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가진은 결국 작위를 버리고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투신했는데 작위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같은 기준이라면 남작 작위를 유지했던 다른 독립유공자 사례와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은사금 수령 의혹에 대해서도 “일제가 귀족들에게 원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일부 이자만 지급했는데 김가진 본인과 유족은 이를 받은 적이 없고, 보훈부도 수령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제기된 이토 히로부미 생일 축하시와 ‘홍주유적’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축하가 아니라 조롱과 비판의 의미를 담은 시를 오독한 것”이라며 “‘홍주유적’의 자위단 원호회 발기인 명단에는 이미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인물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 교수는 “독립운동가들조차 최고의 독립운동 선배로 대접했던 분을 무슨 근거로 독립유공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느냐”며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국로(國老)로 예우했던 인물에 대한 서훈 거부는 임시정부 법통 계승을 명시한 헌법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