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공식

2026-06-24 13:00:18 게재

우선주 배당 부담 커져

FT “자산 잠식 위험” 경고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비트코인 투자회사 스트레티지가 흔들리고 있다. 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사고, 비트코인은 팔지 않는다는 공식이 시장의 의심을 받고 있다. 우선주 발행 비용이 커진 데다, 회사가 다시 보통주를 팔아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기존 주주 부담도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트레티지가 15~21일 비트코인 520개를 3940만달러에 매수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수 자금은 클래스A 보통주 매각으로 마련했다. 스트레티지가 보통주를 팔아 비트코인을 산 것은 3주 연속이다. 스트레티지는 앞서 영구 우선주를 활용해 보통주 주주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향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다시 보통주 발행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문제의 핵심은 ‘스트레치’(STRC)라는 영구 우선주다. 스트레티지는 이 우선주를 액면가 100달러에 팔아 비트코인을 사고, 투자자에게 높은 배당을 주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스트레치 가격은 지난달 배당락 이후 100달러를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주에는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가격을 끌어올리려면 배당을 더 높여야 하지만, 그러면 회사의 현금 부담은 더 커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 알파빌의 크레이그 코번은 18일 분석에서 스트레치를 “발행사의 가치를 파괴하도록 설계된 첫 증권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스트레티지는 우선주인 스트레치 배당률을 9%에서 11.5%로 다섯 차례 올렸지만 가격 방어에 실패했다. FT는 스트레치 발행 잔액이 105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스트레티지의 본업 현금흐름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원래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던 스트레티지는 지금은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회사로 평가된다.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충분한 돈이 나오지 않으면 우선주 배당을 주기 위해 새 주식을 발행해 팔거나 비트코인을 팔아야 한다. 주식 발행을 늘리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고, 비트코인을 팔면 “사지 팔지 않는다”는 세일러의 투자 논리가 약해진다.

실제로 스트레티지는 이달 초 비트코인 32개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작았지만 상징성은 컸다. 시장은 이를 우선주 배당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비트코인까지 팔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트레티지 보통주는 22일 109.46달러로 2.7% 하락했고, 지난 1년간 70% 떨어졌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도 약 38% 하락했다.

결국 스트레티지의 위기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만의 문제가 아니다. 높은 우선주 배당, 반복되는 보통주 발행으로 인한 기존주주 희석, 비트코인 매각 우려가 한꺼번에 겹쳤다.

비트코인이 빠르게 오르면 이 구조는 버틸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상승 속도가 배당 부담을 따라가지 못하면, 세일러의 비트코인 공식은 회사의 자산과 주주 가치를 동시에 갉아먹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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