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시형 경인교대

2026-06-24 12:45:02 게재

모두를 위한 교육 찾아 이론부터 현장까지 종횡무진

어릴 적부터 교실에서 칭찬 듣는 게 낙이었던 모범생 시형씨에게 선생님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고교 입학 후 ‘꿈이 뭐냐’는 질문을 들었을 땐 자연스레 교단에 선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특히 막 자아를 형성하기 시작한 초등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었다. 고교 3년 내내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미래 교사로서의 자질을 갈고 닦은 시형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시형

김시형

경인교대 (경남 마산무학여고)

‘공평한 교사’ 꿈꿔

다문화·특수 교육에도 관심

시형씨는 교사라는 목표가 생긴 후부터 자신만의 교육관을 세우기 위해 고민했다.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답을 찾아야 좋은 교사로 오래 일할 수 있다는 담임 선생님의 조언이 인상 깊었기 때문. 그때 ‘어른 김장하’의 삶을 담은 에세이 <줬으면 그만이지>가 실마리가 됐다.

“오랫동안 큰돈을 기부하고도 생색 한 번 내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저 또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도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죠.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할지 고민했는데,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어른이 절실하겠더라고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예요.”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은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시형씨는 특히 다문화 교육에 주목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다문화 학생 수는 늘어난다는 뉴스가 계기가 됐다. 고1 땐 다문화 교육의 변천사를 학습했고, 고2 땐 직접 다문화 수업을 설계했다.

“먼저 <살아있는 다문화 교육 이야기>를 읽으며 이론 지식을 쌓았어요. 과거의 다문화 교육은 소수 문화를 주류에 통합시키는 동화주의를 기반으로 했는데, 최근에는 각 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문화다원주의를 따르더라고요. 이러한 관점은 고2 때 문화박람회를 본뜬 협동 학습을 설계하는 기반이 됐어요. 다문화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한국 문화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서로 여러 문화를 공유하도록 구성했죠. 학생들을 중국·베트남·필리핀·한국 등 4개의 모둠으로 묶고, 그 안에서 현지인과 관광객 역할을 나누어 맡게 했어요. 현지인이 각 나라의 문화를 조사해 설명하면 관광객이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숏폼을 만들어 공유하도록 했고요. 담임 선생님에게 설계한 내용을 피드백 받았는데, 한 번에 다양한 문화를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뿌듯했어요.”

미래에 장애가 있는 학생을 담당할 수 있는 만큼, 특수 교육에도 관심을 가졌다. 고1 <통합사회> 시간에는 특수 교육에 관한 법률을 찾아 읽고,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과 같이 기사문에 드러난 장애인 차별 사례를 정리했다. 고3 때는 전국 장애 학생 체육대회 지원 활동에 참여했다가 장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막연히 제가 장애 학생을 도와줘야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데 실제로 체육대회에 참가해보니, 모두 각자의 기량을 발휘하는 모습이 멋있기만 하더라고요. 저 역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죠. 이후 초등학교 특수교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장애 학생도 평범하게 수업을 듣고 쉴 땐 유튜브를 보며 웃는, 다른 학생과 다를 바 없는 존재임을 알아달라는 말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면 보다 포용적인 교육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학습 효과 높일 교육 환경 찾아

시형씨는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을 둘러싼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힘썼다. 이때 이론만 학습하기보다는 실제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육 문제를 들여다봤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반대 의견이 거세자, 디지털 교과서의 학습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의 경험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실험을 통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싶었어요. 국어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을 모아 한 집단은 디지털 기기를, 다른 집단은 종이 교과서를 활용해 고전소설을 읽도록 했어요. 간단한 평가를 진행해보니 종이 교과서로 공부한 집단의 정답률이 확연히 높더라고요. 디지털 교과서와 종이 교과서의 균형 잡힌 사용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독서 토론 시간에 <총 균 쇠>를 읽고 유럽이 발전한 이유가 지리적 환경에 있다는 내용을 접한 다음에는, 학생의 학업능력에 주변 환경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졌다. 시형씨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초등학교 교실을 찾았다.

“교육 현장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론으로만 접해서는 감을 잡기 어려웠어요. 두 눈으로 관찰하고 싶어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 참관했는데, 생각보다 더 어수선하더라고요. (웃음) 복도에 사람이 지나가면 시선이 분산되고, 부모가 아이를 데리러 올 때마다 수업이 중단됐죠. 실제로 수업을 방해하는 요소를 알게 되니 공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실 배치를 바꿔 시선을 제한하고, 진동벨을 배치해 아이가 교사의 이동 없이도 귀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구상했죠.”

특히 팬데믹 이후 일반화된 온라인 수업이 학생의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었다. 최근 다시 화두로 떠오른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학습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카메라를 사용하는 실시간 온라인 수업의 경우 자신이 화면에 어떻게 비칠지 신경 쓰게 되잖아요. 이러한 공적 자의식의 증가로 인해 학습자가 위축되고 수업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겠더라고요. 학생이 스스로 학습을 점검하고 다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도율과 자료 열람 속도, 수업 이탈 횟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성찰 페이지를 구상했어요. 직접 예시 화면을 디자인하고 각 기능을 정리해 학습 플랫폼 개선을 제안했죠.”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시형씨의 소망은 고교 3년 동안 더욱 강해졌다. 경인교대 서울교대 부산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는 물론, 아동 복지에 기여하는 아동가족학과에도 지원한 이유다. 지금은 희망했던 교대에 입학해 차근차근 교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도 뚜렷한 교육관을 세워보라고 조언했다.

“교직을 희망하다 보면 직접 수업을 설계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요. 평소 이상적인 교육에 대해 고민한 결과는 이때 좋은 밑바탕이 돼줘요. 또 교육 이론이나 수업 모형에 대한 지식을 쌓으면 보다 깊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요. 관련 도서나 강의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전문가인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아요!”

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