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스튜어드십 코드 위원회’ 제안
이번 개정안, 실효적 이행 수단 빠지는 등 기대 못 미쳐 … 이해상충 우려도
금감원 산하 위원회에서 '코드 이행 점검' … 빠른 시일 내'2차 개정' 추진
경제개혁연대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며 금융감독원 산하의 ‘스튜어드십 코드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한국ESG기준원이 최근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이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효적 이행 수단이 빠지는 등 기대에 못 미쳤다며, 금감원 산하에 스튜어드십 코드 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코드 이행 점검과 2차 개정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4일 한국ESG기준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하며 “이번 개정안은 적용 자산군을 국내 상장 주식에 국한하지 않은 점, ESG 요소의 반영, 협력적 관여 활동 명시 등 글로벌 기준을 반영해 개선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수탁자 책임 활동 내부 지침을 공개하고 실제 수행을 의무화한 점,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목소리를 내는 관여 활동의 단계적 강화 방안을 내부 지침에 포함하도록 한 점 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개정안이 수탁자 책임 활동 활성화에 실효성이 없는 현행 스튜어드십 코드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지는 못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먼저 경제개혁연대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유도할 실질적인 수단이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개정안은 여전히 관여 활동에 관한 내용이 부실하고 관여 활동의 절차만 강조하는 문제가 있다”며 “관여 활동의 점진적 강화와 협력적 관여 활동에 관한 사항을 추가했지만, 이 외에 관여 활동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관여 활동 대신 투자 철회를 선택지로 고려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코드 이행 점검을 한국ESG기준원이 담당하는 점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점검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개혁연대는 “개정안은 참여기관의 코드 이행 점검을 한국ESG기준원(및 ESG기준원이 지원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이 담당하도록 하고 있지만 코드 제정 이후 10년간 ESG기준원이 해온 역할이나 관련 실무 인력, 이해상충 우려 등을 고려하면 실효적인 점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발전위원회는 한국ESG기준원이 위촉하는 비상근 민간 위원회로서, 여기서 4대 연기금과 141개 운용사를 포함 현재 기준으로 257개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코드 이행을 점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한국ESG기준원이 발전위원회 사무국으로서 실무를 지원한다고 해도, 한국ESG기준원 역시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업무 담당자가 2~3인에 불과해 충분한 지원 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며 “인적·전문적 역량이 충분하고, 코드 이행 점검에 의지가 있는 금감원이 수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개정은 그동안 형해화된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음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이행 점검 결과의 공개, 미이행 기관에 대한 참여 배제 등 코드 이행을 독려할 수단에 관한 내용이 빠져있다”며 “서비스 제공기관에 특화된 원칙이나 위탁운용사 및 서비스 제공기관 관리에 관한 지침이 부족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경제개혁연대는 △코드 이행 점검은 별도의 ‘스튜어드십 코드 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실시하되 금감원이 위원회의 구성과 실무를 지원할 것과 △이번에 발표된 개정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보완 후 시행하되,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 위원회’가 2차 개정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스튜어드십코드 개정안 중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기관투자자의 협력적 관여활동을 허용한 점을 꼽았다.
다만 협력적 관여활동이 기관투자자의 단독 관여활동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는 실효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공시제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일시적·비지속적 의결권 공동행사를 공동보유자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기관투자자들의 실질적인 협력적 관여활동이 가능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