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이재명 대통령의 진짜 위기

2026-06-29 13:00:01 게재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전환점은 6.3지방선거였다.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여권 내 평가는 계파별로 엇갈렸다. 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홍 흐름은 더욱 선명해졌다. 여기에 고물가·고환율 악재와 자산시장 양극화 우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쌓였던 불만까지 한꺼번에 터지며 지지율 하락세가 한달 동안 멈추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의 해법은 속도와 성과였다. 지방선거 기간 동안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 대통령은 국정 전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국민 직접 소통도 부쩍 늘었다. 더 열심히, 정성스럽게 일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내서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취지겠지만 효과가 예전같지 않다. 급기야 ‘야심작’이었던 3대 메가프로젝트도 발표 전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지방균형발전 취지에 맞춘 대규모 정책이지만 국민의힘이 ‘외압·직권남용’ 의혹까지 제기했다. 지지율 고공행진이 계속됐더라면 이런 주장은 작은 소음에 불과했겠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

이 대통령 지지율 위기를 놓고 분석이 분분하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성과를 보여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성과가 없어서 국민들의 마음이 식었다기보다는 더 근본적인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무언가를 두고 전혀 다른 두 개의 진단이 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코어 지지층이 흔들렸다고 본다. 대통령이 기존 지지층의 동의 없이 ‘재건축’을 시도하면서 기존 입주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선 중도층이 등을 돌렸다는 진단도 있다. 이 대통령이 내건 깃발은 실용과 통합의 ‘모두의 대통령’이었는데 조작기소특검 등이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 관리로 읽히면서 중도층이 실망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64%를 기록했던 5월 3주와 51%로 내려앉은 6월 4주 두 건의 한국갤럽 지지율 조사를 보면 진보층에서 10%p, 중도층이 13%p, 보수층이 16%p 빠졌다. 무당층 지지율도 같은 기간 12%p 하락했다. 코어도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중도와 보수 역시 상당히 이탈했다. 각각의 진단이 둘 다 맞는 측면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여기에 이 대통령의 진짜 위기가 숨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코어와 중도가 동시에 흔들린다는 것은 단순한 지지율 등락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어를 되돌리기 위한 처방과 중도를 위한 처방은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코어로 돌아가면 중도가 떠나고, 중도를 잡으러 가면 코어가 멀어진다. 어느 쪽 처방이든 다른 쪽을 악화시키는 함정 속에 이 대통령이 들어와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이 대통령이 이번엔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그 선택이 집권 2년차의 색깔을 결정할 것이다.

김형선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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