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출신 당선인들 첫걸음 눈길

2026-06-26 09:48:46 게재

초선 4명, 인수위부터 실무형 차별화

연임 단체장들은 행정 연속성 앞세워

행정안전부 출신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의 민선 9기 준비 방식이 눈길을 끈다. 별도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않거나 인수기구 명칭에 시민 참여를 강조하고, 선거캠프 인사를 배제한 채 현장점검과 전문가 자문을 병행하는 등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행정안전부 출신 민선 9기 기초자치단체장
행정안전부 출신 민선 9기 기초자치단체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행안부 출신 기초단체장 당선인은 모두 9명이다. 서울 서초와 경기 남양주, 충남 서산·홍성, 전북 고창, 경북 경주·구미·문경·예천에서 당선됐다. 이 가운데 초선은 경기 남양주와 충남 홍성, 경북 문경·예천 4곳이다. 경북에서는 초선인 문경·예천뿐 아니라 경주·구미까지 행안부 출신이 모두 4명 당선됐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충남 홍성이다. 박정주 홍성군수 당선인은 별도 인수위를 꾸리지 않고 ‘군정 미래 설계실’을 운영하고 있다. 형식적인 보고와 인수위 조직 대신 실무 공무원들과 직접 현안을 점검하고 토론하는 방식이다. 국·과장 중심 보고에서 벗어나 팀장급 공무원까지 참여하도록 해 사업 추진 과정의 문제점과 해법을 함께 찾겠다는 취지다.

박 당선인은 민선 8기 군정 슬로건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이라는 기존 슬로건과 군정 목표·방침을 교체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새 단체장이 취임하면 슬로건과 시설물, 홍보물을 바꾸는 관행과 달리 행정 연속성과 예산 절감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성군은 시설물과 홍보물 교체 비용 등 20억원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절감한 예산은 민생과 지역경제 분야에 다시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경기 남양주는 인수기구 명칭부터 시민 참여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현덕 남양주시장 당선인은 시장직 인수위원회를 ‘시민주권위원회’로 이름 붙이고 민선 9기 시정 준비에 들어갔다. 단순한 업무 인수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시민주권위원회는 시정 운영 방향과 공약 실행전략, 재정 여건 등을 점검하며 새 시정의 우선순위를 정리하고 있다. 최 당선인은 앞서 인수위 구성을 두고 “자리 나누기식 조직이 아니라 실무 중심 조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북 문경은 현장점검과 전문가 자문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김학홍 문경시장 당선인은 선거캠프 관계자를 배제하고 시민 추천을 통해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중심으로 인수위를 구성했다. 인수위는 행정보건복지 문화관광농업 경제도시 등 3개 분과 15명으로 꾸려졌다. 부서별 업무보고와 주요 사업장 점검, 공약 타당성 검토를 거쳐 7월 20일까지 민선 9기 시정 목표와 핵심과제를 확정해 백서를 낼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민생 현장도 찾고 있다.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 등 주요 현안 사업장과 도시가스 취약지역, 농촌 인력난 현장 등을 점검했다. 특히 선거 때 내세운 1호 공약인 도시가스 취약지역 문제를 먼저 챙기며 생활 밀착형 공약 이행 의지를 보였다. 인수위는 교수, 변호사, 기업인, 문화예술계 인사 등 34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도 출범시켰다. 공약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장치다.

경북 예천은 주민과 직접 만나는 정책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병윤 예천군수 당선인은 ‘예천발전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군민 의견 수렴 창구를 열었다. 위원회는 행정 농업 문화관광 복지 지역개발 등 분야별 전문가와 현장 경험자 15명으로 구성됐다. 역시 행안부 출신인 권영수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에게 인수위원장을 맡긴 것도 행정 전문성을 살리려는 의도다.

안 당선인은 도청신도시와 예천읍 등에서 정책 토크콘서트를 열고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 신도시 주차난, 원도심 활성화, 생활 기반시설 확충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이 주로 논의됐다.

행안부 출신 연임 단체장들은 기존 정책의 연속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재선 뒤 재건축 신속 지원을 1호 과제로 내세웠고, 이완섭 서산시장은 4선 단체장으로 산업위기 대응과 지역경제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와 김장호 구미시장도 재선에 성공해 민선 8기 주요 정책의 연속 추진을 예고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 첫 3선 시장으로 민선 9기를 맞는다.

행안부 출신 당선인들은 선거 직후부터 행정 경험을 앞세운 출범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인수위 구성, 현장점검, 주민 의견 수렴, 기존 정책 계승 방식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실무형 행정 운영을 강조한다. 다만 행정 경험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취임 이후 조직 운영과 재정 여건, 공약 조정 과정에서 실제 실력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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