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현실화…여야, ‘투자 찬반’ 공방 격화

2026-06-29 13:00:21 게재

국힘 등 야권, 관치·직권 남용 동원해 철회 주장

민주·보수인사, 국가 미래 전략이라며 정부 옹호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앞둔 여야가 ‘호남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해 개혁신당과 무소속 의원까지 가세한 야권은 ‘관치 경제와 직권 남용’까지 거론하며 철회를 주장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보수 인사들은 국가 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한 투자라며 정부를 두둔했다.

국민의힘, 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야권, 관치라며 총공세 =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날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비롯해 충청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영남권 피지컬 AI 등을 포함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개최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대여 공세를 강화한 야권은 이날 발표 중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문제 삼아 연일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력과 용수, 인력 등이 부족한데도 대기업을 압박해 투자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자 결정의 당위성을 강조하자 직권 남용 등을 운운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 된다”고 주장했다.

국힘의힘은 이 대통령이 얘기한 ‘국가 균형발전 행정목표 달성이라는 행정지도’를 문제 삼아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김미애 의원은 “4류 정치가 세계 초일류 기업에 ‘행정지도’를 한다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며 “균형발전 논리도 이미 오염돼 버렸다”고 정부를 공격했다.

안철수 의원은 직권 남용까지 거론하며 철회를 주장했다. 안 의원은 최근 “대한민국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을 노린 투자라는 공격도 이어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호남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명청(이재명-정청래)대전 총알로 쓰기 위한 것이라는 속셈이 다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보수 인사, 야권에 자제 요구 = 여당과 일부 보수 정치인들은 야당의 파상적인 공세에 맞서 정부 입장을 옹호했다.

특히 2023년 윤석열정부가 추진했던 ‘반도체 특화단지’ 전국 공모에서 전남·광주가 최고의 입지로 평가됐다고 강조했다. 또 근거 없는 주장을 펴는 안철수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킨 안 의원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국가 미래를 위해 마땅히 수행해야 할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과거 국정농단 사태의 불법적인 재단 출연금 강요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황당한 억지이자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보수 정치인들도 정부의 호남 투자를 두둔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영남엔 창원을 중심으로 중공업이, 울산을 중심으로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자리 잡았다”면서 “1980년대 들어와서도 경기·충청도를 중심으로 반도체, 전자산업 등이 자리를 잡았는데 유독 호남만 별다른 산업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남에 입지 조건만 된다면 반도체 단지가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의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투자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정치권을 향해서도 “호남의 성장도 함께 응원해야 한다”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기업이 들어오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으면 정치도 경쟁하게 되고, 그것은 보수에도 기회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도 도움이 되는 일”라고 정쟁 중단을 촉구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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