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회장 아들, 32억 사기로 징역 12년
‘대법관 청탁’ 명목 … 1심 “죄질 극히 좋지 않아”
부산 대형 주상복합단지인 엘시티(LCT) 실소유주의 아들이 대법관 청탁 명목 등으로 3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모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LCT 시행사 실소유주인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의 아들이다. 공범 김 모씨에겐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김씨는 2022년 암호화폐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피해자가 코인 발행과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소송 1심에서 패하자 항고심에서 이기게 해주겠다며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자신이 이 회장 아들이라고 강조하면서 ‘대법관을 통해 항고심 판사에게 청탁하면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는 취지로 약 3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판사와 같은 고등학교 동창에게 청탁해야 한다며 피해자로부터 별도로 2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 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씨의 기망 행위, 편취의 범의(범행 의사)가 인정된다”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할 위험이 있어 죄질이 극히 좋지 않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앞서 이씨는 2020년 6월 엘시티 분양 독점대행권 등을 주겠다고 속여 32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별도 기소돼 지난해 7월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