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수정 회생안 제출
정상화 마지막 시간 벌 수 있을까
법원, 수정안 수행 가능성 판단…회생기한 연장 여부 최대 변수
정치권, MBK·메리츠 책임 촉구…구조조정·투자자 유치 관건
홈플러스가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회생절차가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서울회생법원은 수정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을 심사한 뒤 관계인집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치권도 회생절차를 이어갈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회생기한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치권은 회생기한 연장이 단순히 시간을 늦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운영자금 확보와 사업 재편,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관리인은 지난달 30일 서울회생법원에 수정 회생계획안과 회생계획안 가결기한 연장 허가 신청서를 함께 제출했다. 재판부와 조사위원은 수정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을 검토해 관계인집회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수행 가능성이 인정되면 채권자 등의 결의를 거쳐 회생절차가 이어지지만, 인정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을 배제하고 회생절차 폐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법원은 앞서 채권자협의회와 노동조합, 주주 등을 상대로 회생절차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따라 제출된 수정 회생계획안을 중심으로 사업 지속가능성과 변제 계획의 수행 가능성을 다시 심사할 예정이다.
현재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은 7월 3일이다. 다만 수정 회생계획안 심사에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만큼 법원이 법정 한도 내에서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은 회생절차 개시 후 1년이 원칙이며,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회생절차를 개시해 기한이 연장되면 최장 9월 4일까지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을 방문해 고용 유지와 입점업체 생존권 보호를 위해 회생기한 연장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어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찾아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등에 대한 수사 착수와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 재개도 촉구한다.
민주당은 홈플러스 사태를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가 아니라 고용과 협력업체,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민생 현안으로 규정했다. 김남근 의원(민주당)은 “긴급운영자금(DIP) 금융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법원을 방문한다”며 메리츠금융의 추가 자금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메리츠금융 회장 면담과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담보가치 등을 고려하면 추가 자금 지원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수정 회생계획을 보완하고 추가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최대주주인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의 책임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감독당국 역시 회생절차가 시장과 고용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회생절차가 유지될 경우 홈플러스가 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구조조정 등에 필요한 약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을 추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운영자금 확보만으로는 회생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점포 운영 효율화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이 병행돼야 회생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절차도 이런 구조조정의 한 축으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회생절차가 유지되더라도 홈플러스 스스로 점포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 절감, 협력업체와의 신뢰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회생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회생절차가 조기에 종료될 경우 휴직자를 포함한 1만여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업체의 피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회생절차가 유지되더라도 수정 회생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정상화 역시 쉽지 않다. 결국 이번 회생절차의 핵심은 회생기한을 얼마나 연장하느냐가 아니라 그 기간 동안 회생계획을 얼마나 실행하고 사업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느냐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자구 노력과 MBK파트너스, 채권단,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참여가 함께 이뤄질 때 새로운 투자자 유치와 정상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세풍·서원호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