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버려진 땅’에서 ‘남겨둔 땅’으로

2026-07-01 13:00:18 게재

통합특별시 첫날 ‘반도체’ 환영대회

반도체 팹 유치에 지역사회 ‘잔칫집’

“호남이 배제와 차별을 통해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용수나 전력, 용지가 잘 관리된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첨단산업 국민 보고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의 얘기다.

0시에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첫 본회의가 1일 0시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의회에서 열리고 있다. 통합의회는 이날 초대 의장 선출과 출범 필수 자치법규 처리 등 전반기 원 구성 절차에 착수했다. 무안 연합뉴스

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역 통합을 이뤄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식 출범했다. 정부와 기업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계획은 통합의 첫 선물 보따리가 됐다. 정부는 서남권 제2 반도체 생산거점 구축 계획을 확고히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엠코 등 기업들은 이곳에 총 896조원을 투자하는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그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호남 지역이 이제는 ‘버려진 땅에서 남겨둔 땅’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로 ‘압도적 성장’ 강조 = 민형배 초대 통합특별시장은 이날 발표한 취임사에서 “압도적 성장으로 새 역사의 문을 활짝 열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국토 공간 대전환 구상은 대한민국의 산업과 성장지도를 새로 그리는 역사적 도전”이라고 말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장의 취임 첫날 일정도 ‘반도체’로 채워졌다. 민 당선인은 취임 첫날 1일 ‘0’시 열리는 전남광주특별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취임 선서를 한 뒤, 순천 동부청사에서 1호 결재인 ‘효과적 통합을 위한 100일 실행계획’에 서명했다.

민 당선인의 취임 첫날 마지막 일정은 오후 7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및 반도체 투자 환영 시민대회’다. 민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전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반도체 전략위원회’에서는 민형배 시장과 정은승 인수위 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아 기업들과 함께 부지 선정, 인허가 절차, 주민 수용성 문제들을 함께 논의하게 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취임 선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일 무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전남광주시 제공

호남 반도체 유치로 민형배 시장의 슬로건인 ‘압도적 성장’의 첫 단추를 잘 채운 만큼 통합 특별시 초기 시정도 ‘반도체’ 위주로 흘러갈 전망이다.

당장 이재명 정부 임기 이내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가시화하려면 정부와 힘을 합쳐 물·전기·인재·용지 공급 등 전방위 인프라 조성 계획을 기업의 요구에 맞게 면밀히 짜는 것과 동시에 ‘속도전’을 벌여야 한다.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인력들이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도 통합 특별시의 몫이다.

다만 ‘속도전’을 위해선 인허가 절차나 전력·용수 공급뿐만 아니라 노동·환경단체, 지역 시민사회 등 주민 수용성을 잘 조정해야 한다. 시민대회에서 한국노총·민주노총과 노사 공동 협력 선언을 하는 것도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 행정·산업·노동·시민사회가 함께 협력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민 시장의 구상에서 나온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공장만 지으면 완성되는 산업이 아니다”며 “예상되는 문제점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호남 반도체 단지는 충분히 추진할 가치가 있는 국가 프로젝트”라며 “다만 인력과 용수, 전력, 산업생태계 등 핵심 기반을 얼마나 치밀하게 갖추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특별시 ‘남부권 핵심 거점’ 도전 =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은 일제히 통합 특별시의 출범과 호남 반도체 유치를 축하했다.

더불어민주당, 진보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환영 논평을 냈다. 지역 대학들은 인재 육성을 위한 계획 수립을 서두르고 있다. 전남대는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첨단산업융합대학(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단과대인 '정보컴퓨팅대학'을 'AI대학'으로 확대 개편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1일 출범과 동시에 제1호 정책 조례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앞으로 호남 반도체 투자가 가시화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항하는 인구 약 320만명, 지역 내 총생산(GRDP) 약 159조원 규모의 남부권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게 된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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