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출국납부금 현실화, 더 미룰 일 아니다
관광은 흔히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관광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투자와 재원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관광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해외 홍보를 확대하며 지역관광을 육성하고 어려운 관광업계를 지원하는 일은 안정적 재정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아무리 관광객 유치를 외쳐도 재원이 없다면 정책은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최근 국회에서는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조계원 국회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공동 주관했으며 관광학회, 여행업계와 호텔업계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렇게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모여 관광재정 확충의 필요성을 논의한 것은 그만큼 현장의 위기의식이 크다는 의미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출국납부금이 단순한 부담금이 아니라 관광진흥개발기금의 핵심 재원이며 이를 현실화해야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출국납부금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및 외국인 출국자에게 부과되는 부담금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주요 재원이 된다. 문제는 2024년 기존 출국납부금이 1만원에서 7000원으로 인하되면서 관광진흥개발기금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 기준 약 1300억원 규모의 재원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관광 기반시설 구축과 중소 관광업체 융자, 지역관광 활성화, 관광인력 양성 등에 활용되고 있기에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축소는 관광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해외 마케팅은 물론 관광안내 서비스, 지역 콘텐츠 개발, 숙박시설 현대화, 관광인력 양성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모두 돈이 필요한 일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확보된 재원이 국민 여행안전과 관광서비스 품질 향상, 지역관광 활성화에 우선 투자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국호텔업협회는 숙박시설 현대화와 기반시설 확충을, 한국여행업협회는 중소여행사의 디지털 전환과 전문인력 양성, 지방공항 연계 관광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관광진흥개발기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등 해외 다른 국가들의 출국납부금은 우리나라보다 많다. 관광객 증가에 맞춰 관광재정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관광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한다면 관광재정 역시 그에 걸맞게 현실화돼야 할 것이다. 목표만 세우고 재원을 마련하지 않는 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