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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보수화론’ 아닌 ‘주역론’이 필요하다

2026-07-06 13:00:01 게재

6.3 지방선거 이후 다시 또 ‘2030세대 보수화론’을 둘러싸고 논란이다. 지방선거 이전까지 2030세대 보수화론의 핵심은 ‘2030세대 남성=보수(혹은 극우) vs 여성=진보’로 압축되는 유권자 인식지형(이념성향) 및 편성구조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는 두 가지의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다. 하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 여성들의 더불어민주당(후보)에 대한 지지 약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참정권 침해에 대한 항의를 2030세대가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2030세대 여성=진보(더불어민주당 지지 강세)’, ‘2030세대 (남성 주도의) 보수화=민주주의 의제(참정권)에 대한 무관심과 참여저조 혹은 거부’라는 전제와 가정을 깨뜨리는 상황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동시에 2030세대 보수화론의 허구성과 무용성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2030여성의 민주당 지지 약화 양상은 출구조사에 기반한 것인데다 사전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오류로 인해 과장된 것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2030여성=진보=더불어민주당 고정지지층’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부실선거에 대한 항의에서의 2030세대 주도성은 부정선거론자들의 개입으로 약화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2030세대 (특히 남성의) 보수화(극우화)라는 명제로 단순화시킬 수 없음을 알려준다.

2030세대 보수화론이 가진 함정

정치가 2030세대를 대함에 있어 애초에 필요한 건 보수화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었다. 또 남성과 여성 간의 지지 성향의 차이점을 정치사회적 정체성으로 규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와 지금의 2030이 언제까지나 2030인 것도 아니고, 대체로 2년 혹은 4년마다 열리는 선거가 늘 같은 시대 및 정세 상황에서 치러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속성과 집합성을 띠어야하는 특정 세대의 이념정향과 정체성의 이름을 함부로 붙일 일이 아니었다.

학문적으로야 데이터 축적을 위해서라도 선거 때마다 2030세대를 포함한 유권자들이 각기 어떤 이념정향을 갖고 있었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는 아니다. 구별과 분석과 해석보다는 공통성과 통합과 실천의 관점에서 유권자를 다뤄야 한다. 즉, 유권자들이 세대와 계층과 지역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이해와 요구를 갖는다해도 그것을 국가발전과 시대 조응의 차원에서 조화시킬 구체적인 대책의 제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정치에서는 보수화라는 개념을 사용한 다해도 유권자들 간의 차이를 강조하고 적대를 낳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 및 정세상황에 맞는 방식의 공통성과 통합을 위한 정책의 도출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세대 계층 지역 유권자라는 집합의 추상적 이름이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의 생각과 처지를 살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표본을 추출해 특정 집단의 유권자로 추상화하고 득표전략을 짜고 호명하는 건 정당과 선거캠프의 비공개 전략회의 때나 할 일이다.

지금 정치는 이를 의도적이든 아니든 소홀히하고 있는데, 차이와 적대를 강조하고 양산하는 정치의 횡행은 여기서도 비롯한다. 학문적 도구의 언어를 정치의 언어로 갖다 사용하는 ‘정치언어의 빈곤함’이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2030세대 문제를 쟁점으로 다루고 있다. 이 와중에 ‘민주당=기득권 세력(세대)이라는 자각과 성찰과 반성의 필요’라는 명제가 다시 화두로 등장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특히 그와 같은 명제의 실천적 귀결이 이전 선거 때 했던 것과 같은 ‘2030세대 공약의 특화’ 정도에 그치는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공약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 그저 표를 얻기위한 임시방편책이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국가 미래 함께 설계하는 주체로 대해야

해야할 건 2030이 4050, 6070, 8090이 되어가며 삶이 점점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의 선사’다. 그리고 이를 위한 국가비전과 정책의 설계와 실천이다. 또 그 과정에서의 판단과 선택에 대한 2030세대의 실질적인 자기결정권과 책임성의 부여와 구현이다. 그래서 정치에서는 2030보수화론이 아니라, ‘2030 주역론’ 같은 담론을 등장시킬 때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 휴마니타스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