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도로 본 홍준표·추경호 시정
조직이 말한 추경호의 차별화
‘경제 3국’ 실행체계 재편
투자유치·청년 참여 전면 배치
추경호 대구시장의 첫 조직개편은 취임사에서 제시한 시정 방향을 행정조직으로 구체화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민선 8기 홍준표 시정이 미래산업과 도시 성장의 기반 구축에 집중했다면, 민선 9기는 이를 투자유치와 일자리, 민생경제로 연결하는 실행체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조직도만 봐도 민선 9기 시정의 정책 우선순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대구시가 3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본청 조직은 1단 3실 15국 1본부에서 1단 3실 14국 1본부로 재편된다. 국은 1개 줄었지만 총정원은 6,694명으로 92명 늘었다. 조직은 슬림화하면서도 AI와 투자유치, 민생경제 등 핵심 분야에는 인력과 기능을 집중했다.
◆ AI·민생·투자 잇는 ‘경제 3국’…가장 큰 변화 =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이른바 ‘경제 3국’의 재설계다.
민선 8기에는 미래혁신성장실이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경제국이 산업과 민생을 지원하며, 원스톱기업투자센터가 기업 지원을 맡는 구조였다.
민선 9기에는 이를 인공지능혁신성장실(산업전략)-경제국(민생경제)-원스톱기업투자센터(투자유치)로 다시 설계했다. 산업정책과 투자유치, 민생경제를 하나의 정책축으로 연결하는 실행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미래혁신성장실을 인공지능혁신성장실로 확대 개편한 점이다. AI 정책 기능을 통합하는 인공지능정책관을 신설하고, 반도체소프트웨어과와 대학인재혁신과를 새로 설치했다. 경제국에 있던 섬유패션과도 이관해 전통 제조업의 AI 전환(AX)까지 총괄하도록 했다.
경제국도 산업 지원 중심에서 민생경제 회복 중심으로 기능을 확대했다.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총괄하고 사회연대경제과와 상권활성화팀을 신설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원스톱기업투자센터 역시 기존 2과 6팀에서 3과 7팀으로 확대하고 규제혁신과를 신설했다. 단순 기업 지원을 넘어 시장 직속 투자유치단과 연계해 국내외 대기업과 앵커기업 유치를 전담하는 실행 조직으로 성격을 바꿨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 시장의 경제 철학도 이번 조직개편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 전략과 투자유치, 민생경제를 별개의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경제정책으로 연결해 ‘경제 대개조’를 추진하는 체계를 조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시장 직속 조직도 ‘프로젝트형’에서 ‘실행형’으로 = 시장 직속 조직의 변화도 눈에 띈다.
민선 8기에는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과 TK신공항, 군부대 이전, 후적지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 기능이 시장 직속 조직의 중심축이었다.
반면 민선 9기는 시장 직속 투자유치단과 청년특보를 전면에 배치했다. 정책기획관 산하에는 시민과 전문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운영할 정책소통팀도 신설했다.
시장 직속 조직의 핵심 의제가 대형 개발사업에서 투자유치와 시민 참여, 청년정책 중심으로 이동한 셈이다.
◆ 청년정책도 ‘지원’에서 ‘정착’으로 = 청년 정책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민선 8기에는 청년·여성·교육 기능을 하나의 국에서 운영하며 행정 지원 기능에 무게를 뒀다.
민선 9기에는 대학정책 기능을 인공지능혁신성장실의 대학인재혁신과로 이관해 산업 인재 양성과 직접 연결했다.
청년정책과도 청년진로팀을 청년일자리팀으로, 청년생활팀을 청년정착팀으로 개편했다. 청년 정책의 무게중심을 행정 지원에서 일자리와 지역 정착으로 옮긴 것이다.
시장 직속 청년특보 신설 역시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공간 대전환은 유지, 추진체계는 전문화 = 민선 8기의 핵심 정책이었던 신공항과 공공기관 이전, 행정통합 등 공간 대전환 정책은 유지하면서 추진체계는 전문화했다.
도시주택국은 도시건설국과 건축주택국으로 분리했고, 군사시설이전정책관은 군사시설이전정책과로 개편했다. 공공기관이전담당관과 행정통합팀을 신설해 공공기관 이전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기능도 이어가도록 했다.
도시관리본부는 기능별 전문 사업소로 분리하고 도시철도건설본부를 재설치해 현장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였다.
◆ 조직도가 보여준 민선 9기의 방향 = 이번 조직개편은 미래산업 육성과 공간 대전환으로 마련된 정책 기반을 AI와 투자유치, 민생경제 중심의 실행체계로 재편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민선 8기와 9기 조직을 비교해 보면 ‘경제 3국’ 재설계, 시장 직속 조직의 역할 변화, 청년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세 가지 변화가 민선 9기 시정의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점으로 읽힌다.
조직도만 놓고 보면 민선 8기가 미래산업과 신공항, 행정통합 등 도시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면, 민선 9기는 AI 전략과 민생경제, 투자유치를 하나의 실행체계로 묶어 ‘경제 대개조’를 추진하는 행정체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는 기존 정책 기반 위에서 정책 우선순위와 실행 방식을 재편한 민선 9기 조직개편의 핵심 특징으로 평가된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그간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민생경제 회복과 대구경제 대개조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신속히 가동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시정 전반에 적극 반영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