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 대비에 2조달러 군비 경쟁

2026-07-06 13:00:21 게재

미국, 골든돔 1조5000억달러 추진…유럽, 국방비 9%↑ 핵무장론 확산

헬파이어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을 답재하는 미 공군의 MQ-9 리퍼 드론 출처: 미국 국방부
핵탄두 숫자만을 늘리던 냉전 시대의 경쟁 방식은 저물고, 미래 전장을 좌우할 기술을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를 놓고 새로운 군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인공지능(AI), 우주무기, 드론이 경쟁의 중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과 중국, 러시아, 유럽이 3개 대륙에서 쏟아붓는 국방비는 2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장 큰 경쟁자는 미국과 중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다음 예산에서 국방비 1조5000억달러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실제 국방 지출은 최대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공식 예산은 약 4000억달러로 올해 7% 늘지만, 군과 민간의 기술연계가 강한 구조상 공개되지 않은 투자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DF-17·DF-27 탄도미사일과 YJ-17·YJ-21 극초음속 무기, 정지궤도 위성까지 공격할 수 있는 둥넝-2 위성요격무기를 개발했다. 둥넝-2는 지구에서 3만5000㎞ 이상 떨어진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다. 중국의 미사일 산업에는 3D 프린팅 금속과 적외선 센서, 내장형 컴퓨터, 스텔스 소재를 공급하는 국영·민간기업이 참여한다. 중국군을 지원하는 대학 연구소 최소 7곳은 엔비디아 첨단 AI 칩 확보도 시도했다. AI 프로세서의 열을 식히는 핵심 소재인 합성 다이아몬드 분야에서도 중국이 앞서고 있다.

미국은 이란 공습 작전 계획에 AI를 처음 활용했고, 우주 센서와 지상 요격체계를 AI로 연결해 탄도미사일을 인간보다 빨리 식별·요격하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다. 극초음속 활공체의 빠른 속도와 기동성 때문에 탐지와 추적, 요격이 어려운 만큼 AI를 활용해 대응 시간을 단축하려는 것이다. 반면 자체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더디다. 미국 최초의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이글은 전투 효과를 평가할 자료가 내년 초에야 확보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망에는 이미 수백억달러가 투입됐으며, 블룸버그와 미국 의회예산국은 총비용이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골든돔은 아직 시험조차 거치지 않은 우주 기반 요격체계를 실제 방어망으로 구축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러시아는 실전 경험에서 앞선다. 군사비는 2022~2025년 3배로 늘어 13조6000억루블, 1760억달러에 달했다. 최대 마하 10의 Kh-47 킨잘과 치르콘은 지금까지 실전에 투입된 유일한 극초음속 무기다. 러시아는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와 핵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 지상 발사형 위성요격미사일 A-235도 개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AI와 우주 분야에 투입할 자원이 부족한 만큼, 적은 비용으로 상대의 우주 자산을 무력화하는 교란 전략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 2025년 약 6000억달러를 국방비로 썼고, 올해 지출도 9% 늘어날 전망이다. 나토의 포병 지출은 29억달러에서 194억달러로 570%, 지상 방공 지출은 72억달러에서 450억달러로 525% 급증했다. 유럽은 자체 방공·미사일 방어망과 장거리 타격 무기, AI 드론, 위성 통신망 IRIS2에 투자하는 한편 프랑스의 핵 협력 제안과 폴란드 등의 독자 핵무장론까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핵보유국은 9개국이며 미국과 러시아가 미사일과 폭탄, 잠수함 등에 배치한 핵탄두는 합쳐 약 8000기다. 그러나 향후 군사력 격차를 가를 핵심 기술로는 AI가 꼽힌다. 핵무기보다 개발이 쉽고 탐지·판단·타격 속도를 높일 수 있어, 군비 경쟁이 핵전력에서 우주·사이버·전자전까지 번지고 있다는 블룸버그 분석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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