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의무화 앞당겨…2028년부터 자산 10조 이상 상장사

2026-07-08 13:00:03 게재

당초 30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거래소 공시 아닌 사업보고서 법정공시로

3년 한시 면책, 2030년 3자 인증 의무화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회사는 2028년부터 의무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해야 한다. 정부가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수정하면서 시행 첫해 적용 대상을 당초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8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ESG공시 로드맵 초안에 대해 의견 수렴을 거친 금융위원회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정보로서의 유용성 측면에서 공시 대상의 확대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 판단에 활용할 ESG 정보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당국도 기존의 단계적 도입 계획을 수정했다.

당정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정보 수요 대응과 국가적 과제인 녹색전환의 뒷받침을 위해 공시로드맵을 보다 전향적으로 수정하고 관계부처·유관기관의 전방위적 지원체계를 가동해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공시를 적극적으로 유도해나가기로 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공시 대상이다. 최종안은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29년에는 5조원 이상으로 ESG 공시 의무화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8~2029년 운영 결과를 평가해 2030년에는 2조원 이상 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시 의무화는 2028년 107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작하며 주요 종속회사를 포함한 공시 범위는 291개사로 확대된다. 2029년에는 공시 범위에 포함되는 기업이 3171개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 방식도 강화된다. 당초 한국거래소 공시를 거쳐 일정 기간 이후 사업보고서 공시로 전환할 예정이었지만 최종안은 2028년부터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로 즉시 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무제표와 동일한 보고 체계를 적용해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적시성과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기업 부담을 고려해 면책제도가 함께 도입된다. 제도 시행 초기 3년 동안은 공시정보 전반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처벌 책임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면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미래예측 정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 협력업체 등 제3자로부터 취득한 정보처럼 불확실성이 큰 정보에 대해 합리적 근거를 갖춰 성실하게 공시한 경우 책임을 제한하는 제도적 면책(세이프 하버)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시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제3자 인증’도 의무화한다. 공시 의무화 2년 뒤인 2030년부터 시행하되 인증 범위와 수준, 인증기관 진입 규제 등 세부 제도는 자본시장법 개정 과정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처음부터 높은 수준의 규율체계 설계시 특정 업체·직역의 시장 선점, 시장 다양성 저해, 과도한 인증비용 등 우려를 고려할 것”이라며 “인증시장 내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존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중심이 돼 직역중립적인 제도를 설계·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3) 공시는 기존 방침대로 공시 대상별로 3년간 유예된다.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은 2031년부터, 5조원 이상은 2032년부터 적용된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매출액 최대 140억원 이하) 가운데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기업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기업들의 공시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업종별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하고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과 스코프3 산정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에 ESG 요소 반영 여부를 포함하고 국민연금의 책임투자와 전환금융에도 ESG 공시정보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이번 방안을 반영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기업,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을 운영해 인증제도 세부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후속 법령 정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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