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미공시 카카오·SK 계열사에 과태료
공시대상 대기업 총 하도급대금 89조원
현금결제 비중 84%… 86%는 30일내 지급
공정위 2025년 하반기 공시 점검결과 발표
국내 대기업 집단이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의 84% 이상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며 전체 대금의 86%가량을 한 달 이내에 신속히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금 지급 기한을 넘기거나 의무 공시를 누락한 카카오·SK 계열사 등 3곳은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이행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제도는 수급사업자의 협상력을 높이고 투명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023년 도입된 이후 이번에 여섯 번째로 시행됐다. 이번 점검은 9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1417개 원사업자가 제출한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하도급대금 규모 현대차·삼성 순 = 공정위 점검 결과 대기업 집단이 2025년 하반기에 지급한 하도급대금 총액은 8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집단별로는 현대자동차 규모가 11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8조9500억원) HD현대(5조5800억원) 한화(5조3700억원) 엘지(4조77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지급액이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대금 결제의 질적 측면을 보여주는 현금결제비율은 평균 84.71%를 기록했다. 만기 60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 등을 포함한 현금결제비율은 평균 98.35%에 달해 전반적으로 건전한 결제 행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지엠, 한진, BS, 네이버 등 전체 공시대상 집단의 약 31%인 29개 집단은 하도급대금을 100% 현금으로만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현금결제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KG(24.51%)였으며, 하이트진로(26.37%), 엘에스(34.36%), 두산(39.59%) 순으로 조사됐다.
◆일부 건설·금융사는 60일 초과 지연 = 하도급대금의 지급 기간은 법정 기준보다 크게 단축돼 집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상생협력법과 하도급법상 법정 지급기한은 60일이지만 실제로는 30일 이내에 지급된 대금의 비율이 86.41%에 이르렀다.
세부 기간별로는 10일 이내 지급 비중이 46.45%, 11~15일 이내가 20.37%로 전체 하도급대금의 66.82%가 보름(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전달됐다. 대금 지급 속도가 가장 빠른 집단은 유코카캐리어스와 파라다이스로 전액(100%)을 10일 이내에 집행했다. 이어 엘지(80.96%), 에이치디씨(78.78%), 지에스(73.93%), 호반건설(71.98%), 삼성(71.11%) 등도 10일 이내 지급 비율이 70%를 상회하는 우수 집단으로 꼽혔다.
다만 법정 기한인 60일을 초과해 대금을 늦게 지급한 비율은 전체의 0.16%(1389억원) 수준이었다. 전체의 72%에 해당하는 66개 집단은 초과 지급 비율이 0.10% 이하로 통제되고 있었으나 일부 집단은 지연 지급 경향이 두드러졌다.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높은 곳은 이랜드(14.02%), 대방건설(10.11%), SM(5.40%), 교보생명보험(2.94%), KG(2.51%) 순이었다.
하도급 거래 과정의 갈등을 자체 해결하기 위한 분쟁조정기구의 설치 비율은 소폭 증가했다. 총 43개 집단 내 144개 사업자(10.2%)가 이를 설치·운영 중이었다. 삼성이 15개로 가장 많고 현대자동차(12개), 아모레퍼시픽(11개) 등이 적극적으로 기구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지급 기업 특별 감시 예고 = 공정위는 반기별 주요 공시 결과를 비교한 결과, 제도 도입 이후 현금 및 현금성 결제 비율은 각각 84~86%대, 97~98%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30일 내 지급 비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분쟁조정기구 운영 비율은 다소 개선됐다고 종합 분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이행 점검을 계기로 공시 의무를 위반하거나 부실하게 공시한 기업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완료했다. 정해진 기한 내에 결제조건을 공시하지 않거나 부당하게 ‘해당 없음’으로 처리한 카카오 계열의 보이스루와 스튜디오원픽, SK 계열사였던 원폴 등 3개 사업자에 대해 각각 4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들은 최초 위반 기준에 따라 과태료 액수의 20%를 감경받았다. 아울러 단순 누락이나 오기가 확인된 31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정정 공시 조치를 내렸다.
이태휘 공정위 하도급조사과장은 “하도급공시제는 중소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의 결제 건전성을 쉽게 비교해 협상력을 확보하도록 돕는 핵심제도”라며 “이번 공시에서 법정 기한인 60일을 초과해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금액이 많은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를 중심으로 지연이자 지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가 점검해 불공정 거래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