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보호처분 기반시설 개선 필수”

2026-07-14 13:00:08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국무회의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론화 결과 토의… “범정부 연계 체계 구축 필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와 관계 없이 보호처분 기반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소년법상 보호처분 중 하나인 6호 처분 등 보호자에게 위탁할 수 없는 비행청소년 등이 아동복지시설이나 소년보호시설에서 생활지도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줘야 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결과를 보고하면서 이러한 취지로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직접 검토를 주문한 사항이다. 현행 소년법은 만 14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이 중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을 촉법소년으로 규정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내리도록 한다. 하지만 최근 저연령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면서 연령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성평등가족부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 운영됐다. 또한 시민 212명이 참여한 숙의토론회와 온라인 공청회, UN아동권리위원회 면담 등이 병행됐다.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 등이 지난 4월 나왔지만 국무회의 보고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약 3개월이 지나서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 연령 조정 방향에 대해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하향하자는 의견이 46.7%로 가장 많았다. 모든 범죄에 대한 일괄 하향은 30.2%, 현행 유지는 17.0%였다. 연령 하향에 찬성한 응답 중에서는 현행 14세 미만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자는 의견이 55.8%로 가장 높았다. 숙의 과정을 거치며 ‘처벌보다 범죄예방 지원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은 5점 만점에 3.7점에서 4.2점으로 상승한 반면, ‘촉법소년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인식은 4.2점에서 3.9점으로 낮아졌다.

통계상으로는 2020년 대비 2024년 촉법소년 전체 인원이 116% 늘었고, 경찰 검거 인원 기준으로도 2020년 대비 2025년 2.2배(120%) 증가했다. 하지만 2025년 촉법소년 사건 중 심리불개시·불처분이 48.8%로 보호처분(47.4%)보다 많고, 보호처분 중에서도 강력범죄가 아닌 절도(34.6%)와 폭행·폭력(20.8%) 비중이 높아 흉포화 여부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협의체에서 나왔다.

촉법소년(10~13세)과 범죄소년(14~18세)은 사건 처리 절차와 통계 작성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책임 최소연령은 △독일·일본 14세 △프랑스 13세 △영국 10세로 국가마다 다르다. 각국 법체계와 복지·사법 시스템 차이로 단순 비교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협의체는 연령 하향 여부와 범위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전제로 △촉법소년 전건송치제도 개선 및 경찰 조사 가이드라인 마련 △가족치료명령 신설 등 보호처분 내실화 △보호처분 기반시설 및 전문인력 확충 △소년보호재판에서의 피해자 알권리 보장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 신설 등 범정부 연계 체계 구축을 제도개선 권고안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소년원 전국 10개소의 연평균 수용률은 112%,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은 144%에 달해 과밀화가 심각한 상태다. 소년보호재판 담당 판사는 전국 30명, 보호관찰관 1인당 담당 소년 수는 약 5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약 32명)을 크게 웃돌았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