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명태균 ‘묵시적 합의’ 오세훈에 불똥 튀나
김건희 1·2심 “명 스스로” vs 윤 1심 “사전협의”
22일 오세훈 1심·16일 김 대법 결론에 관심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와 관련해 공범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에 대한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렸다. 핵심 쟁점은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선고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여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김씨 및 명씨와 순차적으로 공모해 자신의 정치활동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활용하기로 협의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김씨가 앞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는 정반대 결론이다.
정치자금법은 법률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는 자를 처벌한다고 정한다. 선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주고받는 행위가 불법 기부에 해당하려면 정치 활동을 하는 자가 사전에 여론조사를 의뢰했거나 여론조사 실시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어야 한다.
단순히 사적으로 보유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의뢰 내지 합의’를 통해 여론조사 실시에 드는 비용만큼의 이익이 수수자에게 발생해야 한다. 이는 김씨 항소심 재판부와 형사합의33부가 공통으로 설시한 정치자금법 구성 요건이기도 하다.
두 재판부의 판단이 갈린 것은 이들 사이 의사의 합치가 이뤄졌는지에 관한 판단이다.
앞서 김씨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적 이익에 더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할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반면 이날 형사합의33부는 윤 전 대통령, 김씨,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존재했다고 봤다. 명씨는 중앙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지 기반을 넓히고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여론조사를 주고받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윤석열과 김건희는 순차적·묵시적으로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아 정치활동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활용하기로 협의했다”며 “제공받겠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함으로써 여론조사 결과 제공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윤 부부에 대한 하급심이 판단이 엇갈리면서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결과도 주목된다. 오 시장의 1심 선고는 오는 22일 예정돼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 모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 사건 기본 쟁점 역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 또는 의뢰하거나 최소한 묵시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 여부다. 오 시장은 명씨를 여러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여론조사를 부탁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다.
김건희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의 상고심 선고도 오는 16일 이뤄진다. 이날 형사합의33부가 김 여사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동정범에 인정한 만큼 16일 대법원 결론에 따라 향후 윤 전 대통령의 2심 심리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